[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특급 호텔들이 가을 성수기를 맞아 야외 공간을 활용한 고급 미식이나 문화 예술을 결합한 경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텔 공간 자체를 나들이 목적지로 만들어 수익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롯데호텔 제주 산책로에 위치한 갤러리 전경./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남산을 배경으로 미식과 음악을 결합한 행사를 10월 동안 개최한다. 오는 10~11일 야외 정원에서 와인과 미식을 즐기는 '남산 페스티벌'을 열고, 14일에는 워터폴 가든에서 마림바 클래식 공연을 진행한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야외 공간인 '포레스트 파크'를 활용해 가을 와인 페어 '구름 위의 산책'을 이달 주말마다 개최하며, 숲속 피크닉과 불멍을 묶은 '캠크닉 인 더 포레스트' 프로그램도 11월까지 운영한다.
휴식에 예술과 건강을 결합해 공간을 확장한 시도도 눈에 띈다. 롯데호텔 제주는 1층 야외 산책로에 갤러리 '블루아트'를 열고 체험형 예술 콘텐츠를 강화했다. 단순한 산책로를 벗어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남산 산책과 트레킹을 마친 뒤 호텔 사우나와 스킨케어로 회복하는 '어반 웰니스 패키지'를 통해 야외 활동과 휴식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냈다.
시그니엘 서울이 한국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객실 패키지 ‘큐레이팅 한식 바이 시그니엘 서울'을 선보인다./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고급 식재료 등을 통해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미식 열전도 잇따른다. 롯데호텔의 최상위 브랜드 시그니엘 서울은 도심 전경과 K전통 미식을 결합한 '큐레이팅 한식' 패키지를 선보였다. 한우 육전과 해산물 초무침에 전통주 '분자'를 곁들인 주안상 세트를 인룸다이닝으로 제공해 객실 내 미식 경험을 차별화했다.
시그니엘 부산의 광동식 레스토랑 '차오란'은 트러플 한우 짜장면, 자연송이 전복덮밥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단품 메뉴를 57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서울신라호텔은 샴페인 젤리와 금가루를 더한 '로제 자몽 빙수'를 출시하고 돔 페리뇽 페어링 상품을 별도 구성해 가을 디저트 수요를 겨냥했다. 조선 팰리스와 웨스틴 조선 서울은 각각 가을의 향을 담은 향낭과 석고 방향제를 제공하는 패키지를 통해 후각적 경험까지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마케팅 다변화가 호텔의 수익 구조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조식이나 식음료 할인에 그치던 가을 패키지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락인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수영장이나 겨울 아이스링크처럼 특정 시즌 시설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호텔의 야외 공간과 문화·예술, 하이엔드 F&B 자체를 목적형 콘텐츠로 기획하는 추세"라며 "투숙을 하지 않더라도 호텔을 찾아 럭셔리 경험을 소비하려는 외부 방문객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수익 다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