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가 본격화한 가운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둘러싼 한미 간 입장 차가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 정부는 사업성을 따져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인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가 본격화한 가운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둘러싸고 한국 정부는 사업성을 따져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인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4일 정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지난 1일 전략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과 미국 원전 건설, 알래스카 LNG 등 3개 사업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알래스카 LNG는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전제로 사업 검토에 착수하는 단계다. 투자 자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 같은 정부 입장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5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데 이어 2일에는 한국이 투자를 원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국이 곧 합의하지 않으면 이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도 했다. 무엇을 두 배로 한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정부는 투자 규모와 참여 여부 모두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으로 남부까지 옮겨 액화한 뒤 수출하는 대형 사업으로, 초기 투자비와 수익성뿐 아니라 인허가와 인력 확보 등이 투자 판단의 변수로 꼽힌다.
미국 측은 한국의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한국산 기자재 활용 지원과 향후 생산되는 LNG에 대한 한국의 우선 접근권 등을 제시했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조건을 포함한 전체 사업성을 검토한 뒤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는 경우에만 투자를 추진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대미투자 사업도 실제 집행까지는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한미는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1200억 달러 규모의 원전 협력 프레임워크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부지와 사업구조 등은 개별 프로젝트별로 확정해야 한다. 각 사업의 경제성을 검토하고 국내 절차를 거쳐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기업의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문제도 협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소수 지분 확보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도 세부 조건을 구체화해야 한다. 한미는 총 사업비 223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해 인근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으로,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기자재 공급과 설계·시공 등 사업 참여 확대도 추진한다.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은 확정됐지만 알래스카 LNG의 투자 여부와 원전 개별 사업의 경제성, 텍사스 발전사업의 세부 계약 등 후속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알래스카 LNG는 양국이 투자 참여 여부를 놓고 입장 차를 보이는 만큼 향후 협의 과정에서 조건 조율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