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에서 열린 제20회 하계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4일 오후 일본 나고야의 미즈호 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16일 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폐회식에 참석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58년 도쿄,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에 세 번째로 일본에서 개최된 이번 아시안게임은 나고야를 포함한 아이치현 일대와 오사카, 시즈오카, 기후 등에서 여러 종목이 분산돼 치러졌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를 획득해 종합 3위에 올랐다. 중국이 금 169, 은 89, 동 83개로 1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스포츠 최강국의 위상을 확인했다. 개최국 일본이 금 83, 은 95, 동 91개로 그 뒤를 이어 2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단 최종 성적. /사진=대한체육회 SNS
한국은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 이어 3위는 유지했지만, 금메달 40개 이상을 내걸었던 목표에는 미치지 못해 성적 면에서는 미흡했고, 일본과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개막식 다음 날인 9월 20일 근대5종에서 성승민이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종목에서 열심히 싸운 태극전사들이 많은 감동을 안겼다.
펜싱은 여전히 한국의 효자 종목이었다. 4개의 금메달을 따내 한국 선수단이 출전한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금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남자 사브르의 간판 오상욱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에 다시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농구 대표팀. /사진=대한농구협회 SNS
구기 종목에서는 농구가 대회 초반 연이은 낭보로 한국 선수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남녀 농구 모두 결승서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올랐고 남자 3×3 농구까지 금메달을 안겼다.
인기 종목인 야구와 축구(남자)도 한일간 결승전 승리로 각각 대회 5연패, 4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신생 종목인 테크볼을 포함해 카누, 승마, 스케이트보드, e스포츠 대전 격투, 크라쉬 등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종목에서도 값진 금메달이 나왔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도입된 테크볼에서 깜짝 금메달을 수확한 이준석. /사진=대한체육회 SNS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은 여자 개인전 정상에 올라 건재를 과시했고, 스포츠클라이밍 스타 서채현, 남자 골프 김주형도 금메달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항저우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금 6개, 은 6개, 동 10개를 수확하며 전성기를 열었던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금 1개, 은 6개, 동 13개로 기대만큼 활약을 못했다. 다만 남자 자유형 50m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을 딴 김영범이 샛별로 떠오른 것은 다음을 위해 희망적이었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이자 메달 텃밭이었던 양궁을 비롯해 유도, 태권도 등도 부진했다.
양궁은 컴파운드와 리커브를 합쳐 총 1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지만 한국은 이 가운데 3개를 손에 넣는 데 그쳤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최강을 자랑했던 한국 양궁의 위상은 크게 흔들렸다.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은메달에 그쳐 대회 7연패 행진을 마감하는 등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유도는 개인전 3개, 혼성 단체전 1개 등 금메달 4개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독립운동가 후손인 허미미의 금메달이 유일했다.
독립운동가 후속인 허미미가 한국 유도 유일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육상에서는 한국 신기록 3개를 작성하는 성과를 냈지만 금메달과 은메달 없이 동메달 3개(남자 하프마라톤 경보 최병광,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남자 4×100m 계주)에 머물렀다.
한편 이번 아시안게임은 대회 운영 면에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극단적인 비용 절감을 앞세우다 보니 선수단의 부실한 숙소와 수송 문제, 열악한 훈련장과 경기장 환경 등으로 각국 선수단의 불만이 폭주했다. 선수단뿐 아니라 관중들 역시 곳곳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폐막식 전날 열린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1-0으로 꺾고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가운데 태극기가 줄이 꼬여 올라가지 않아 2위 일본의 국기가 더 높이 게양되는 있을 수 없는 실수(?)까지 나왔다. 일본인들조차 비판의 목소리를 낼 정도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편, 다음 21회 아시안게임은 2030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예정이다. 도하에서는 2006년 제 15회 대회가 열린 바 있어 24년 만의 재개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