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반도체 투자 결정부터 홈플러스 회생과 먹거리 가격 담합까지 산업계 주요 현안이 올해 국정감사에 오른다. 국감 개막을 하루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경영진의 증인 채택이 잇따른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출석 요구를 놓고도 여야가 맞서고 있다. 기업의 경영 책임과 정부 정책을 검증하기 위한 소환이 이어지는 한편, 재계에서는 총수 출석 요구가 정치 공방과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6일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와 방산업계 지배구조부터 유통업계 거래관행, 개인정보 보호, 식품 가격 담합까지 다양한 기업 현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증인으로 채택된 경영진뿐 아니라 여야 이견으로 채택되지 않은 주요 그룹 총수들의 추가 소환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2026년도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을 상정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재용·최태원 채택 불발…추가 협의 여지 남아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에 대한 증인 신청은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중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결정 과정을 겨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업의 투자 판단에 정부의 압박이 있었는지 확인하려면 두 총수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두 회장은 산자위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같은 투자 결정과 관련해 증인으로 신청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망신주기식·정치 공세 성격의 증인 요구라며 반대하고 있다. 산자위는 지난달 22일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안을 의결하면서 두 회장을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산자위는 앞서 의결한 명단 외 증인·참고인에 대해서는 위원장과 간사 간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종합감사를 앞두고 두 회장에 대한 출석 요구가 다시 제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방산업계에서도 기업 지배구조를 검증하기 위한 출석 요구가 나왔다. 국방위원회에서는 한화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에 따른 독점 우려와 방산 수직계열화 문제를 놓고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등의 증인 채택이 논의됐다.
◆ 홈플러스 회생·담합·정보유출…유통·식품 경영진 증인 채택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 회생 과정과 협력업체·입점상인 피해 대책이 쟁점이다. 정무위는 지난 1일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 대표는 오는 12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관련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도 7일 중소벤처기업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회생 과정의 자금 지원과 최대주주 책임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쿠팡은 거래관행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함께 도마에 오른다. 주성원 총괄부사장은 정무위 국감에서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전가했는지에 대한 질의를 받는다. 브렛 매티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과방위 증인으로 채택됐다. 오진석 GS리테일 부사장도 GS25 납품방식과 관련해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됐다.
배달 플랫폼 운영도 감사 대상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석 대표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해외 모회사로의 자금 이전 문제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배달앱 수수료와 입점업체 거래 조건도 국감에서 다뤄질 현안으로 거론된다.
식품업계에서는 설탕·밀가루 가격 담합이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7일 국감 증인으로 조영식 CJ제일제당 부사장, 이운익 삼양사 대표를 채택했다. 설탕 가격 담합과 관련한 질의가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기업인 소환이 경영에 미칠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AI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공급망 재편과 국내외 투자에 대응해야 하는 총수들의 국감 출석이 경영 공백과 의사결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과 기업 책임을 검증하되, 총수 소환이 현안과 무관한 정치 공방이나 보여주기식 질의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