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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10분은 옛말…300m 안 초역세권 단지에 청약수요 몰린다

입력 2026-10-06 09:56:31 | 수정 2026-10-06 09:56:31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지하철역이 가까운 것만으로는 부족해졌다. 수도권 곳곳에 지하철역이 들어서면서 '역세권' 자체가 더 이상 희소한 주거 상품으로 보기 어려워지자, 역에서 걸어서 3~5분 안에 닿는 '초역세권' 단지가 새로운 주거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같은 생활권에 비슷한 연식과 면적을 갖춘 아파트라도 역과의 거리에 따라 집값 상승폭이 크게 벌어지는 사례가 나타나면서다.

'중화역 라온프라이빗 센트로' 투시도./사진=라온건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면적 53㎡는 올해 6월 22억8000만 원(9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달 20억5000만 원(9층)에서 11.2% 오른 가격이다. 5호선 목동역과 맞닿은 입지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목동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있는 목동신시가지8단지 전용 54㎡는 같은 기간 18억2000만 원에서 19억2000만 원으로 5.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두 단지는 같은 목동 생활권에 위치하고 준공 시기와 전용면적도 비슷하지만 역과의 거리에서 차이를 보인다.

경기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는 지난해 9월 14억8000만 원에서 올해 9월 18억4000만 원으로 24.3% 상승했다. 신분당선 성복역 출구와 바로 맞닿은 초역세권 단지다.

반면 같은 성복역 생활권이지만 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있는 '성복역 KCC스위첸' 전용 84㎡는 지난해 8월 8억1000만 원에서 올해 7월 9억2000만 원으로 약 13.6%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내 역세권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역과의 '거리'가 주거 상품성을 가르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1980년대 100여개 수준이었던 지하철역은 2000년대 338개, 2010년대 500개를 넘어섰다. 올해 9월 기준 수도권에서 운행 중인 지하철 노선은 24개, 역은 655개에 달한다.

역세권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단순히 '역세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통상 역세권은 역에서 약 500m 이내, 도보 5~10분가량의 거리를 의미하지만 최근에는 역에서 300m 안팎, 도보 3~5분 내 이동 가능한 초역세권 단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선호를 받고 있다. 출퇴근 편의성은 물론 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업·편의시설을 가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청약시장에서도 초역세권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오티에르 반포’는 7호선 반포역과 인접한 입지를 앞세워 일반공급 43가구에 3만건이 넘는 청약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은 710.2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달 서울 마포구에서 공급된 '공덕역 자이르네' 역시 5·6호선 공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일반공급 83가구에 6639건의 청약이 접수되며 평균 79.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초역세권 선호는 하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역과 단지의 물리적 거리가 짧은 데다 향후 교통망 확충까지 예정된 단지들이 분양에 나서면서다.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서는 라온건설이 이달 '중화역 라온프라이빗 센트로'를 선보인다. 중화3 재정비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단지로 7호선 중화역을 도보 3분 거리에 두고 있다. 상봉역도 가까워 7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춘선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상봉역에는 GTX-B 노선이 2031년 개통될 예정이다.

교육 여건도 갖췄다. 묵동초와 장안중·중랑중·중화고 등이 도보권에 있고 중계동 학원가도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수 있다. 아파트는 전용 45~126㎡ 176가구 규모로 이 중 11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오피스텔은 전용 20~59㎡ 74실이 공급된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에서는 쌍용건설이 이달 '쌍용 더 플래티넘 한강'을 공급한다. 전용 74~146㎡ 333가구 규모로 경의중앙선 양수역과 가까운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왕십리역까지 30분대, 잠실역까지 40분대, 강남권까지 5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포스코이앤씨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반송동에서 '아크메르 동탄'을 10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4~188㎡, 총 1808가구 규모다. 단지 바로 앞에 동탄~인덕원선 반송역(가칭)이 들어설 예정이며, 한 정거장 거리에는 GTX-A와 KTX를 이용할 수 있는 동탄역이 있다.

업계에서는 교통망 확충으로 역세권 단지가 늘어날수록 역과 단지 사이의 실제 이동거리가 주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규 분양의 경우 향후 개통될 역까지 고려해 초역세권 여부를 따지는 수요가 늘면서 하반기 분양시장에서 입지가 청약 성적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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