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리사 수 AMD(Advanced Micro Device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리사 수 CEO는 이번 방한에서 국내 게이머들과 직접 소통하며 PC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AI 반도체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조달처이자 고효율 신경망처리장치(NPU) 스타트업, 글로벌 완성품(세트) 제조사까지 한곳에 모여 있는 한국을 아시아 핵심 전략 거점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18일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만찬에 앞서 술잔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7일 업계에 따르면 리사 수 CEO는 이날 잭 후인 AMD 수석부사장과 함께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리는 '게이머 데이' 이벤트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리사 수 CEO는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과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비전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날 오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국내 대표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들과의 간담회가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과의 추가 회동 성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 벼랑 끝 위기 딛고 빅테크로 도약한 AMD…'오픈 AI 플랫폼 리더십' 승부수
1969년 설립된 미국 팹리스 AMD는 PC와 서버용 CPU·GPU를 두루 설계하는 종합 프로세서 기업이다. 한때 만년 2위로 파산 위기까지 몰렸으나, 2014년 리사 수 CEO 취임 이후 라이젠(PC)과 에픽(서버) 프로세서를 연이어 안착시키며 빅테크로 도약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용 가속기 '인스팅트 MI' 시리즈를 앞세워 엔비디아의 뒤를 잇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주자로 부상했다.
자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ROCm'을 고도화하며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가는 가운데, 반도체 제조 및 기술 인프라가 탄탄한 한국을 핵심 전략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차세대 HBM4 공급망 안정화…'메모리 양강' 한국 공조 필수
업계에서는 리사 수 CEO가 올해 3월에 이어 불과 7개월 만에 한국을 거듭 찾는 핵심 배경으로 메모리 공급망의 안정화와 이기종(Heterogeneous) 컴퓨팅 아키텍처 구축을 꼽는다.
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은 고대역폭 메모리다. AMD는 MI350, MI400 시리즈 등 차세대 AI 가속기 생산을 위해 안정적인 HBM 공급선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턴키(일괄 생산) 역량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 글로벌 HBM 선두인 SK하이닉스와의 공조는 가속기 적기 공급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에 리사 수 CEO는 지난 3월 방한 당시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초청으로 한남동 승지원에서 만찬을 갖고 전영현 반도체(DS)부문 부회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사장과 잇달아 회동한 바 있다.
이번 방한에서도 차세대 HBM4 공급 일정과 맞춤형 인터페이스 규격을 조율하기 위한 물밑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국산 NPU와 '이기종 연합' 타진…완제품까지 풀스택 공략
국내 유망 NPU 기업들과의 기술적 제휴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최근 생성형 AI 시장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초거대 모델 학습에서 서비스 서빙을 위한 '추론'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들은 전력 소모와 칩 도입 비용 절감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따라 대규모 연산 처리는 AMD의 고성능 GPU가 맡고, 일상적인 서비스 서빙과 경량 연산은 전력 효율이 검증된 국산 NPU가 분담하는 이기종 아키텍처 협력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과 AI PC 등 완성품(세트) 생태계 확장도 맞물려 있다. AMD는 데이터센터용 가속기 외에도 차세대 AI PC용 프로세서와 모바일 AP 그래픽 IP를 두루 공급하고 있다. 갤럭시 북 시리즈와 모바일 기기 등 글로벌 완제품 시장에서 막강한 입지를 지닌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AMD의 영향력을 소비자 기기까지 전방위로 넓히는 계기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프라 구축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와 오픈 아키텍처 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AMD 입장에서 한국은 핵심 부품인 HBM 조달처이자 고효율 NPU, 글로벌 완성품 제조사가 공존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풀스택 생태계' 거점인 만큼 리사 수 CEO의 러브콜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