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더 뉴 아우디 A6'는 세련된 첫인상에 정숙성과 안정감, 탄탄한 주행 기본기까지 더한 '육각형 자동차'에 가깝다. 운전할수록 매력이 짙어지는 차다.
8일 서울과 경기 파주·수원 일대를 오가며 약 300㎞를 달렸다.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이어진 도심부터 자동차전용도로와 고속도로까지 다양한 주행 환경을 두루 경험했다. 시승차는 더 뉴 아우디 A6의 최상위 가솔린 모델인 'A6 55 TFSI 콰트로 S-라인'. 내연기관 전용 PPC(Premium Platform Combustion)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능과 고급 사양을 집약한 모델이다.
더 뉴 아우디 A6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더 뉴 아우디 A6는 7년 만에 완전변경된 모델이다. 이전 세대의 단정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차체를 낮고 길게 다듬고 디지털 경험과 섀시 기술을 대폭 보강했다. 실제로 차량을 마주하면 낮게 깔린 차체와 길게 뻗은 비율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차체는 전장 5000㎜, 전폭 1875㎜, 전고 1440㎜이며 휠베이스는 2927㎜다. 전장이 5m에 이르지만 전고를 낮게 잡고 수평선을 강조해, 안정적이고 날렵한 인상이다.
전면부에서는 넓고 낮게 자리 잡은 싱글프레임 그릴과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은 긴 보닛에서 완만하게 흘러내리는 루프라인까지 이어지는 선이 매끈하고, 도어 손잡이는 차체에 매립해 면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S-라인 모델에는 매트 티타늄 블랙 장식을 더해 어드밴스드 모델보다 역동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후면부에는 396개 OLED 세그먼트로 구성된 2세대 디지털 OLED 테일라이트를 적용했다. 전·후방 조명을 조합해 총 8가지 라이트 시그니처를 선택할 수 있다. 좌우를 길게 잇는 조명과 수평형 디자인은 차체를 실제보다 한층 넓고 낮아 보이게 했다.
더 뉴 아우디 A6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공기저항계수는 0.23으로 아우디가 양산한 내연기관 모델 가운데 가장 낮다. 전면부의 에어커튼과 차체 하부 패널, 후면 디퓨저 등으로 공기 흐름을 정돈했다. 낮고 매끈한 외형은 보기 좋은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효율과 고속 주행 안정성, 정숙성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운전석에 앉으면 낮은 차체가 더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시트 포지션이 일반적인 비즈니스 세단보다 상당히 낮아 몸이 노면 가까이에 놓인 듯했다. 최저 지상고 역시 낮은 편이라 도로 위에 올라탄다기보다 노면에 붙어 달리는 느낌이다.
시트는 몸을 탄탄하게 감싸듯 잡아줬다. 룸버스 패턴의 나파 가죽 시트는 쿠션을 무작정 부드럽게 만들기보다 허리와 옆구리를 안정적으로 지지했다. 굽은 길에서도 몸이 좌우로 크게 움직이지 않아 낮은 시트 포지션과 차량의 민첩한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실내에서는 세 개의 화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11.9인치 버추얼 콕핏과 14.5인치 MMI 터치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곡면 패널처럼 이어지고, 조수석 앞에는 10.9인치 디스플레이가 별도로 배치됐다.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다른 트림에서 선택 사양이지만 55 TFSI 콰트로 S-라인에는 기본 적용된다.
대부분의 기능이 화면 안으로 들어가 처음에는 메뉴 구성을 익힐 시간이 필요했다. 다만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진 중앙 화면과 선명한 그래픽 덕분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카카오맵과 티맵을 버추얼 콕핏에서도 볼 수 있어 국내 주행 환경에서 활용하기 편했다.
대시보드와 도어를 따라 배치된 다이내믹 인터랙션 라이트는 84개의 LED로 차량 상태와 각종 알림을 빛으로 전달한다. 체스트넛 그레이 인레이와 은은한 조명은 디지털 화면 위주로 구성된 실내가 지나치게 차갑게 보이지 않도록 분위기를 잡아준다.
A6 55 TFSI 콰트로 S-라인에는 배기량 2995㏄의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7단 S트로닉 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367마력, 최대토크는 56.08㎏·m다. 아우디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가 네 바퀴로 구동력을 전달한다. 공차중량은 1975㎏이다.
더 뉴 아우디 A6 스티어링휠./사진=김연지 기자
가속 반응은 출력 수치만큼 자극적이지 않다. 정체된 도심에서는 페달을 밟는 만큼 부드럽고 차분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고속도로 합류나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태도가 달라졌다. 강한 힘을 거칠게 터뜨리진 않지만, 원하는 속도까지 단숨에 끌어올릴 만큼 충분한 여유를 보여줬다.
드라이브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설정하니 가속페달 반응이 한층 즉각적으로 바뀌고 서스펜션도 단단해졌다. 변속 과정에서는 평상시보다 충격이 다소 선명하게 전달되기도 했다. 부드러운 이동에 초점을 맞춘 컴포트 모드와는 확실히 구분돼, 운전자가 상황에 따라 차량의 성격을 고를 수 있다.
A6 55 TFSI 콰트로 S-라인에는 전자제어식 댐핑을 갖춘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된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도 기본 서스펜션보다 차체를 20㎜ 낮게 유지하며,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10㎜를 추가로 낮춘다. 낮은 시트 포지션과 노면에 붙어 달리는 듯한 감각, 다이내믹 모드에서 한층 단단해지는 승차감에는 이런 설정이 한몫한다.
승차감은 푹신함보다 탄탄함에 가깝다. 노면의 굴곡을 완전히 지우기보다 운전자에게 적당히 전달하면서 큰 충격은 둥글게 걸러냈다. 차체가 상하로 출렁이거나 움직임이 뒤늦게 따라오는 느낌도 크지 않았다. 안락함만을 앞세운 전통적인 고급 세단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차체를 단단하게 붙잡고 달리는 느낌이다.
차체 길이가 5m에 이르고 무게가 2t에 육박하지만, 차선을 바꾸거나 굽은 길에 들어설 때는 크기와 무게가 무색할 만큼 가뿐하게 움직였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만큼 차체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가뿐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핵심은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이다. 약 60㎞/h 이하에서는 뒷바퀴를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최대 5도 돌려 회전반경을 최대 1m 줄이고, 중·고속에서는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차체 안정성과 조향 정확도를 높인다. 실제 주행에서는 뒷바퀴가 별도로 움직인다는 이질감이 거의 없었고, 좁은 길을 돌거나 코너에 진입할 때 차가 예상보다 민첩하게 방향을 바꿨다.
접지력도 뛰어났다. 속도를 유지한 채 굽은 구간을 통과해도 차체가 바깥으로 밀리지 않고 의도한 궤적을 안정적으로 따라갔다. 콰트로 시스템과 낮은 무게중심, 후륜 조향이 맞물리면서 네 바퀴가 노면을 단단히 붙잡는 듯한 안정감을 줬다.
더 뉴 아우디 A6 트렁크./사진=김연지 기자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플러스의 완성도도 높았다. 고속도로에서 앞차와 설정한 거리를 자연스럽게 유지했고, 급격하게 끼어드는 차량이 있을 때도 민첩하게 속도를 줄이며 거리를 안정적으로 잘 유지했다. 차선 중앙을 따라가는 움직임도 안정적이었다. 스티어링 휠을 과도하게 좌우로 수정하지 않아 장거리 주행에서도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줬다.
정숙성은 A6의 또 다른 강점이다. 막히는 도심에서는 외부 차량 소리와 도심 소음이 효과적으로 차단됐고, 고속도로에서도 희미한 풍절음 외에는 거슬리는 소리가 없었다. 아우디에 따르면 신형 A6의 실내 방음 성능은 이전 모델보다 최대 30% 개선됐다. 창문과 도어의 밀폐 구조를 강화하고 차체 후면부 실링을 보완했으며, 19인치 이상 타이어 내부에는 소음 흡수재를 적용했다. 공기저항계수 0.23을 구현한 차체 역시 고속 주행 중 발생하는 풍절음을 억제하는 데 힘을 보탠다.
힘을 무작정 과시하기보다 언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는 노련함이 신형 A6의 매력이다. 막히는 도심에서는 힘을 빼고 부드럽게 움직였고, 고속도로에서는 넉넉한 출력과 뛰어난 접지력을 드러냈다. 세련된 디자인에 정숙성과 안정감, 운전의 재미까지 고루 갖춘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을 찾는 소비자라면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