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외인 팔자에 동학개미는 서학개미로"…삼전닉스 '뒷걸음', 소부장은 '질주'

입력 2026-10-11 14:34:25 | 수정 2026-10-11 14:34:25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열었지만 주가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가 실적 호재를 덮은 데다 개인 투자자마저 미국 증시로 발길을 돌린 탓이다. 반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은 매수세가 몰리며 대형주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사진=삼성전자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한 달간 정규장 기준 2.78% 하락했다.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6.25% 내렸고, 코스피도 4.72% 떨어졌다.

실적만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95조 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 원을 공시했다. 직전 분기보다 매출은 13.7%, 영업이익은 20% 늘면서 지난 2분기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돌파는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서도 처음이다. 엔비디아(637억달러), 알파벳(408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406억달러) 등 미국 빅테크의 최근 분기 영업이익을 모두 넘어섰다. 그런데도 공시 당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2.62% 내린 6625.93으로 마감했다.

◆외인 올해 197조 원 '팔자'…삼전닉스 지분율 금융위기 후 최저

주가의 발목을 잡은 주요인 중 하나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에서 누적 197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 지난해 순매도 규모가 4조 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도에 열중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8일 기준 46.38%다. 6일에는 46.37%까지 낮아져 2008년 1월 11일(46.35%) 이후 약 18년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52.40%에서 6%포인트가량 빠진 수치다.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8일경 발표될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해 영업이익 75조 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75조 원은 SK하이닉스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보유율은 49.59%로 올해 초 고점(54.64%)보다 5%포인트 낮다. 2023년 이후 줄곧 50%를 웃돌았지만 지난달 말 이 선이 무너졌고, 8거래일째 49%대에서 내림세다.

◆개인도 '미장'으로…서학개미 보관액 2000억 달러 재돌파

외국인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개인들이 발을 뺀 점도 삼전닉스는 물론 코스피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 7월과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5조3735억 원, 3조2352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9월 한 달에만 14조1970억 원을 팔아치웠다. 상반기 6개월간 99조1737억 원을 순매수한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은 꾸준히 사들였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7~9월 미국 증시에서 76억3224만 달러(약 10조1468억 원)를 순매수했다. 4~5월 두 달 연속 순매도였던 흐름이 하반기 들어 뒤집혔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8일 기준 2008억 달러로, 6월 4일 이후 넉 달 만에 2000억 달러를 다시 넘었다.

엇갈린 증시 흐름이 배경이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9114.55)를 찍은 뒤 7월 13일 7000선을 내줬고, 이후 줄곧 그 아래에 머물고 있다. 반면 S&P500과 나스닥지수는 AI를 등에 업고 지난 7일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상반기 15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으로 내려와 미국 주식 매수 비용이 줄어든 점도 한몫했다.

◆대형주 주춤한 사이 소부장 질주…’KRX 반도체' 11.4%↑

다만 국내 주식 시장이 전부 암울한 것은 아니다. 반도체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소부장이 달리고 있다. 최근 한 달간 KRX 지수 가운데 수익률 1위는 11.42% 오른 'KRX 반도체'였다. 2위 'KRX 중형 TMI'(7.71%)를 크게 앞선다. 

심텍이 41.87%, 주성엔지니어링이 37.46% 급등했다. 리노공업(27.58%), 이오테크닉스(17.36%), 원익IPS(15.46%)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시가총액이 3조3588억 원 불어나며 한때 코스닥 시총 2위에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이 기간 9.90% 올라 코스피와 대조를 이뤘다.

배경에는 메모리 호황이 불러온 증설 기대가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달까지 각각 18개월, 21개월 연속 올랐다. 9월 D램(DDR4 8Gb 기준)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6달러로 지난 3월 13달러의 두 배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주요 반도체 업체의 대규모 증설로 2027년 장비 시장 전망치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3% 안팎의 높은 수준이라 추격 매수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