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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 여야 한목소리 비판…정무위 공동 대응 추진

입력 2026-10-12 11:16:41 | 수정 2026-10-12 11:18:53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쿠팡의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거부 논란을 두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국회 차원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제기했다. 공정위의 조사권이 흔들릴 경우 공정거래 관련 법 집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무위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과 관련 법·절차 보완을 위한 입법 검토도 추진될 전망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병하고 있다./자료=국회방송 화면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쿠팡의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 문제를 잇달아 지적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여야 간사에게 관련 사안을 협의하도록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조사 절차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 검토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민병덕 의원은 공정위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사전통지 없이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쿠팡이 오히려 공정위에 증거인멸 우려를 입증하라고 요구하며 현장 출입을 막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사전 통지 예외 여부를 판단할 재량이 행정기관에 있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도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다른 유통업체의 조사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 의원은 “쿠팡이 한국 내에서 공정위의 법 집행을 이렇게 무시하는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이면 다른 유통사들도 똑같이 그런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굉장히 나쁜 선례 1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 차원의 대응을 넘어 정무위가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무위 차원의 결의문이라든지 또는 정무위 명의의 논평이라든지, 아니면 여야 간사 명의의 논평이라도” 내 국회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의 조사권이 개별 기업의 판단에 따라 제약될 경우 법 집행의 실효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드러났다. 민 의원은 쿠팡의 대응이 국내 기업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국회 차원의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사권이 공정거래 관련 법 집행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정위가 집행하는 법률 상당수가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조사권의 실효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가 집행하는 법률이 집행되는 것의 가장 첫 출발점이 조사 권한”이라며 조사권은 시장경제 주체들이 법 위반 없이 사업을 수행하는지를 살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영업이 정지되거나 사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 얻을 수 있는 법익은 불명확한 반면, 그로 인해 발생할 공익상의 악영향은 크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조사 절차의 공정성을 강화하되 조사권 자체가 무력화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대규모유통업법이 지난 15년 동안 공정위의 사전 예고 없는 조사 등을 통해 집행돼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규모유통업법과 행정조사기본법에 증거인멸 위험이 있는 경우 사전 통지 없이 조사할 수 있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법원도 공정위 법 집행이 보호하는 권익의 중대성을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도 쿠팡의 조사 거부를 비판하며 여야 공동 대응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2012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기업의 거부로 공정위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 영토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국내 소비자와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기업이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이런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쿠팡이 국내에서 사업을 통해 이익을 얻으면서도 불리한 상황에서는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는 “미국 증시 상장이 우리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가 돼서는 안 된다”며 “정무위가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여야가 하나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이 공통으로 정무위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면서 논의는 후속 조치 마련으로 이어졌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정무위 여야 간사에게 쿠팡의 공정위 조사 거부 사안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다. 공정위 차원의 대응 외에 다른 대안이 있는지도 함께 검토하도록 했다.

유 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우려를 입증하라는 요구 등으로 절차 진행에 제약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을 보다 탄탄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입법 검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를 둘러싼 공정위와 기업 간 갈등을 넘어, 조사권의 실효성과 행정조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여야 간사 협의 결과에 따라 정무위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이나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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