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답답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증권가에서 연 4~5%대 고금리 발행어음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중자금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3%대 안팎에 머물고 있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에 실망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발행어음 상품의 경우 대형 증권사들의 전유물인 만큼 중소형사와의 '격차' 문제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국내 증시가 답답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증권가에서 연 4~5%대 고금리 발행어음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중자금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고금리 발행어음 상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 상품이다. 증권사는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금융(IB)이나 다양한 투자 자산에 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최근의 발행어음 특판 경쟁은 코스피 등 증시가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지루한 양상을 보이는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 지수가 정체되면서 증시를 떠난 자금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찾아 은행권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포착되자 증권사들이 은행 예금보다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해 이탈 자금을 사수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과 대조된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선착순 방식으로 특판 발행어음을 판매하고 있다. 신규 자금을 입금한 고객에게는 1년 만기 연 5.0%, 6개월 만기 연 4.7%의 약정 수익률을 적용한다. 또한 기존에 한국투자증권 계좌를 보유한 일반 고객에게도 1년 만기 연 4.4%, 6개월 만기 연 4.1%의 약정 수익률을 제공해 가입 문을 넓혔다.
삼성증권 역시 고금리 발행어음 특판으로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연 4.3% 금리의 1년물 발행어음 특판 상품 1000억원 한도를 이날 출시했다. 이번 상품은 2차 판매로 앞서 진행된 1차 판매 당시 1000억원 규모의 연 4.3% 1년물 상품이 단 이틀 반 만에 완판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바 있다. 투자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추가 물량 공급에 나섰다.
초단기 자금을 노린 고금리 상품도 등장했다. 키움증권은 세전 연 5.80%라는 파격적인 고금리를 내걸은 3개월 만기 발행어음 상품을 지난 8일 전격 출시하며 화제가 됐다.
단, 발행어음 상품의 경우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대형 증권사들만의 전유물인 만큼 관련 라이선스가 없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출시할 수 없다. 이에 업계 내 실적격차 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금조달 능력이 곧 대형사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 속에서 시중 자금을 흡수하는 대형사와 소외되는 중소형사 간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대형 증권사들이 단기 자금 확보를 위해 4~5%대 고금리 발행어음 카드를 적극 활용하면서 당분간 은행과 증권사 간의 시중자금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서 안정성과 고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발행어음 특판이 매력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각사의 자금 운용 전략과 한도 소진 속도에 따라 가입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