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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쇼핑 대행하는 시대"…플랫폼 생존 전략 "광고 패러다임 바뀐다"

입력 2026-10-12 15:20:04 | 수정 2026-10-12 15:32:03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AI가 소비자 대신 상품을 고르고 결제까지 수행하면서 기존 플랫폼의 광고 수익모델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검색하고 광고를 살펴보는 대신 AI가 구매 조건에 맞는 상품을 추려 제안하는 방식으로 쇼핑 과정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검색과 추천,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판매자와 연결해온 국내 플랫폼 기업 역시 자체 AI 기능을 강화하며 새로운 쇼핑 환경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사진=AI 이미지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는 AI 에이전트가 상품 검색과 비교, 구매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가 새로운 쇼핑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의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여러 판매처의 가격과 상품 정보를 비교하고 적합한 제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결제까지 연동할 경우 소비자가 쇼핑몰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구매를 마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검색과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려온 플랫폼 기업들에 새로운 과제를 안기고 있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상품을 찾기 위해 검색창을 이용하고, 플랫폼은 검색 결과와 상품 목록에 광고를 배치해 수익을 얻었다. 광고주 역시 소비자의 눈에 잘 띄는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해왔다.

반면 AI 에이전트를 이용하면 소비자가 여러 상품과 광고를 일일이 살펴보지 않고도 구매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수십 개의 검색 결과와 광고를 직접 살펴보는 대신 AI가 추린 소수의 상품을 추천받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외부 AI가 상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수록 기존 플랫폼은 광고를 노출할 기회뿐 아니라 이용자의 검색·구매 데이터를 확보할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도 AI 쇼핑 확대를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아마존은 외부 AI 에이전트의 무단 접근을 제한하고 있으며, 구글은 자체 AI 서비스에서 상품 구매까지 지원하는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플랫폼의 고객 접점을 지키려는 기업과 AI를 새로운 판매 경로로 활용하려는 기업 간 전략이 갈리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AI 쇼핑 확대에 따른 광고·커머스 사업의 변화를 고려해 자체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을,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광고와 커머스 사업을 운영해온 만큼 두 회사 모두 기존 이용자 기반에 AI 기능을 결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 네이버·카카오도 자체 AI 강화… 광고·커머스 연결 방식 달라진다

우선 네이버는 자체 쇼핑 에이전트의 상품 탐색·비교·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용자의 구매 목적과 조건에 맞춰 검색·쇼핑 데이터를 활용하고 네이버페이, 멤버십 등 기존 서비스와의 연계도 확대하고 있다. 연내에는 일부 상품군을 대상으로 에이전트 내 결제 기능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와 쇼핑 영역에 광고 상품을 노출하고 이용자의 클릭 등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외부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까지 마칠 경우 네이버가 직접 광고를 보여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자체 쇼핑 에이전트 강화는 AI를 통한 상품 탐색과 구매를 네이버 서비스 안에서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 광고·커머스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와 커머스 기능을 연결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선물하기와 연동해 대화 내용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결제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실험하고 있다. 음식 배달 분야에서는 쿠팡이츠와 협력을 준비하는 등 AI가 대화를 넘어 실제 주문과 구매까지 수행하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이용자가 별도로 쇼핑 서비스를 찾지 않아도 카카오톡 안에서 상품 추천부터 구매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대화 서비스에 AI와 커머스를 결합해 이용자가 상품을 접하는 경로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외부 AI가 상품 추천과 구매를 대신할 경우 카카오톡을 통한 상품 노출과 거래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자체 AI 서비스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플랫폼의 외부 AI 접근 제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는 블로그와 카페, 지식iN 등 주요 서비스에서 외부 AI 크롤러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으며, 쿠팡 역시 외부 AI의 자동 정보 수집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AI 쇼핑의 확산이 곧바로 플랫폼 광고 시장의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검색하는 횟수가 줄더라도 AI의 추천 결과에 상품을 노출하거나 실제 구매 성과에 따라 광고비를 책정하는 등 새로운 사업 방식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광고주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곳에 돈을 쓴다. AI 에이전트가 상품 비교와 추천을 대신하더라도 실제 구매까지 연결하려면 상품 데이터와 결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앞으로는 상품을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보다 구매 결정 과정에 얼마나 관여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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