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일 급락하며 6000선마저 붕괴되는 등 매우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금융권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소위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당국 책임론이 연일 불거져 나오고 있고, 더 이상 국내 증시를 부양시킬 만한 정책적 소재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다시금 국장을 떠나고 있는 모습마저 포착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서울 한국은행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양대 지수가 이날 가파르게 하락하며 시장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양대 지수 중에서 좀 더 낙폭이 큰 쪽은 코스피다. 이날 오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5% 넘게 급락하며 6000선이 깨진 상태다. 결국 이날 오전 9시 47분 58초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 8월 20일 이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같은 달 19일 이후 처음이다.
증시 급락의 배경을 두고 금융권과 정치권의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때마침 국회에서 진행 중인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급증한 소위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 운용 및 승인 과정에 대한 당국의 책임론이 연일 도마 위에 올르고 있다.
야당과 업계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과도한 변동성을 지닌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의 무분별한 출시를 방관했고, 이로 인해 증시 하락기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를 키웠다는 질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 수장들은 시장 자율성과 상품 구조의 복잡성을 언급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여전히 여론의 시선은 싸늘한 상태다.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당국이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정책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결국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관련 이슈로 연이어 사과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시점에서 더욱 큰 문제는 국내 증시를 다시 끌어올릴 만한 뚜렷한 정책적 소재나 모멘텀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환율 불안, 주요국의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를 견인할 주도주들의 실적 가시성도 흐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국장에 실망한 국내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다시 한 번 국경을 넘고 있다. 해외 증시, 특히 미국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소위 '탈국장' 현상이 다시금 뚜렷하게 포착된다.
증권가 예탁금과 고객예탁금 지표는 감소세를 보이며 국내 자본시장의 체질이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 3분기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반면 미국 주식을 약 10조100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압도적인 호실적 앞에서도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고 있는 국내 증시의 흐름에 대해선 앞으로도 여러 전망이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증시는 호재에도 큰 반응 없이 대내외 악재에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상태"라면서 "단기적인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