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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시장 개편①] 통합 대한항공 12월 이륙…안착 위한 남은 과제는

입력 2026-10-14 14:14:46 | 수정 2026-10-14 14:19:19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 17일 통합 항공사로서 출범을 앞두고 있다. 마일리지 통합과 예약정보 이관, 안전 기준 단일화 등 통합 준비가 진행 중이지만 조종사 시니어리티를 둘러싼 노사 갈등과 지주회사 규제 해소, 기업결합 조건 이행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거대 항공사의 출범으로 그동안 춘추전국시대처럼 난립했던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기획을 통헤 양사의 통합 준비와 남은 현안을 살펴보고,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 방향과 이들이 국내 항공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항공사 출범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마일리지 통합안이 승인되고 예약정보 이관 일정이 확정됐으며 안전 기준 통합 작업도 시작됐다. 조종사 서열 갈등과 지주회사 규제 해소, 기업결합 조건 이행은 출범 전후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합병기일은 12월 16일이며, 이튿날인 17일 합병등기와 아시아나항공 해산등기를 거쳐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는 지난 8월 합병안을 참석 주주의 99.3% 찬성으로 가결했으며 국토교통부는 6월 양사 합병을 조건부 인가한 바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 마일리지 매듭짓고 시스템·안전 통합 속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5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통합일부터 새로 적립되는 마일리지는 스카이패스로 쌓인다.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10년간 별도 관리되며 기존 공제 기준과 소멸시효도 유지된다.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할 경우 탑승 적립분은 1대 1, 제휴 적립분은 1대 0.82 비율을 적용한다.

마일리지 사용량은 2025년 양사 합산 실적을 기준으로 2027~2028년 106%, 2029년 112%, 2030~2036년 121% 수준으로 관리한다. 미주·유럽·대양주 등 장거리 노선의 보너스 좌석 탑승 실적도 최근 10년간 최고치인 2023년 수준 이상으로 향후 10년간 유지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통합 전인 11월부터 12월 10일까지 5개 노선에서 마일리지 특별기 73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예약정보 이관과 편명 변경은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12월 17일 이후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항공편이 대한항공 편명으로 바뀐다. 국내선은 11월 2·9·16일, 국제선은 11월 4일부터 12월 3일까지 지정된 날짜에 작업하며 공동운항편 이관은 12월 7일부터 9일까지 진행한다.

운항 안전 기준을 맞추기 위한 조종사 회의도 지난 12일 시작됐다. 양사는 11월 13일까지 총 22차례 회의를 열어 운항 절차와 훈련 방식을 공유하고, 단일 안전 기준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점검을 진행한다. 양사 전체 운항승무원이 참석 대상이며, 실수와 안전 관련 정보를 자발적으로 보고하는 '공정 문화'도 주요 의제다.

조직문화 통합을 위한 교류도 이어지고 있다. 양사는 임직원과 부모 등 240명을 대상으로 9월 30일 첫 행사를 열었으며, 10월 20일과 11월 12일 두 차례 행사를 더 진행한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10~11월 5회에 걸쳐 4개 직군 승격자 270명을 대상으로 공동 교육을 실시한다.

◆ 출범 전 넘어야 할 산…조종사 서열 갈등·지분 정리

대한항공이 통합을 앞두고 풀어야 할 주요 노사 과제로는 기장 승격과 기종·노선 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조종사 시니어리티(연공서열) 갈등이 꼽힌다. 노조는 사측이 입사일이 아닌 정식 사번 부여일을 기준으로 삼아 초기 교육에 8~27개월이 걸리는 대한항공 민간경력 조종사가 불리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단체협약에 따라 서열은 노사 합의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외부 컨설팅을 거쳐 통합안을 마련했으며 승진은 회사의 고유 인사권이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7일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가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신청을 취하했다. 노사는 오는 27일까지 2024년 단체협약과 2025년 임금협약 교섭을 이어가며, 교섭 기간에는 시니어리티 문제를 다루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조정 신청 취하가 쟁의권 포기를 뜻하지 않으며 시니어리티가 교섭 대상이라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교섭이 결렬되면 쟁의 절차를 다시 밟을 수 있어 갈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통합에 따른 인사와 조직문화 문제는 조종사 직군만의 일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일반직에서도 승진 경로와 통합 이후의 부서·업무 배치를 둘러싼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직급을 대응시키고 근속기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통합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에 2개, 아시아나항공에 3개 노조가 활동하는 만큼 통합 이후 교섭창구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과제로 남아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17일 통합 항공사 근로조건 단일화 안건을 가결했다.

지주회사 규제 해소 시한은 12월 11일로 합병기일보다 닷새 앞선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58.40%, 아시아나IDT 76.22%, 한진세이버 80%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티앤아이는 아시아나IDT·아시아나에어포트·한진세이버가 지분을 나눠 보유한 회사로, 금호건설과 협의해 해산·청산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자회사 케이브이아이 매각은 지난달 마무리됐다. 대한항공은 유예기간 연장 신청과 지분 취득 등을 포함해 규제 해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결합 조건 이행도 공정위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공정위 사무처는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이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 좌석을 2019년 같은 기간의 90% 이상 유지해야 하는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보고 심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행강제금 부과와 법인 고발 의견이 담겼지만 최종 처분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대한항공 등이 인천~괌·부산~괌 노선의 좌석 유지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도 사무처는 기각 의견을 냈다. 노사 교섭과 지분 정리, 경쟁당국 심의가 이어지는 만큼 법적 합병 이후에도 실질적인 통합은 당분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2월 법적 합병으로 하나의 항공사가 출범하지만, 이는 통합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노사 교섭과 계열사 지분 정리, 기업결합 조건 이행 등 남은 과제를 얼마나 원만히 풀어내느냐가 통합 항공사의 초기 안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의 화학적 결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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