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가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푸네 신공장을 준공하고 현지 생산 기반 확대에 나섰다.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32만 대로 늘리고,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도를 미래 모빌리티와 신흥국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푸네 신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대표이사와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 이성호 주인도대사 등 양국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왼쪽부터)서강현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사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우다이 사만트 마하라슈트라주 산업부 장관, 이성호 주인도 대한민국 대사, 수네트라 파와르 마하라슈트라주 부총리,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CEO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푸네 신공장은 현대차가 2023년 인수한 옛 제너럴모터스(GM) 생산시설을 스마트 제조거점으로 재구축한 곳이다. 해당 공장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가동이 중단됐으나 현대차의 인수를 거쳐 새로운 생산시설로 탈바꿈했다.
정 회장은 환영사에서 "30년 전 처음 인도에 진출했을 때부터 현대차는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지 첫 차종인 쌍트로를 출시한 이후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과정에서 핵심 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푸네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인도 현지에서 새로운 장(章)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푸네 신공장 가동…생산능력 확대·전동화 전환 가속
푸네 신공장은 첸나이 1·2공장에 이은 현대차의 인도 내 세 번째 생산거점이다. 자동차 조립공장과 엔진 공장, 주행시험장, 임직원 교육시설 등을 갖췄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17만 대 규모다.
현대차는 생산능력을 2028년 25만 대, 2030년 32만 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하이브리드차(HEV) 생산도 추가해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차종 유연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첫 양산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올 뉴 베뉴'다.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올 뉴 베뉴는 인도 내수시장뿐 아니라 멕시코와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된다.
(왼쪽부터)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수네트라 파와르 마하라슈트라주 부총리,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CEO가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생산 공정에는 첨단 제조 기술을 도입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크랙 감지 시스템으로 차체 패널의 미세한 균열을 자동 검출하고, 차체 공정에는 산업용 로봇 200여 대를 투입해 용접 작업을 수행한다. 신입 직원 교육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정 투입 전 작업 숙련도를 높인다.
신공장 가동으로 현대차의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첸나이 1·2공장 82만4000대에 푸네공장 17만 대를 더한 99만4000대로 확대됐다. 기아 아난타푸르공장의 43만1000대까지 합산하면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능력은 연간 142만5000대에 달한다.
푸네공장의 1단계 증설이 완료되는 2028년 이후에는 그룹 차원에서 연간 150만 대 생산체제를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푸네공장 생산능력이 32만 대로 확대되는 2030년까지 수출 비중을 30%로 높일 계획이다.
생산거점 재편은 전동화 전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 첸나이공장에서 생산하던 베뉴를 푸네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첸나이공장은 전기차 생산 확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3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판매 중인 아이오닉 5와 크레타 일렉트릭에 이어 내년 1분기 현지 전략형 소형 전기 SUV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 155억달러 투자 추진…R&D·공급망·미래사업 강화
현대차그룹은 푸네 신공장 준공에 맞춰 올해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인도에 155억 달러(약 20조7000억 원)를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생산시설 확충을 넘어 연구개발(R&D)과 부품 공급망, 미래 모빌리티 및 신사업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R&D 분야에서는 인도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현지 인재를 확보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인도 소비자 수요에 맞춘 차량과 기술을 개발하고, 신규 차종에는 현지화된 레벨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 뉴 베뉴에 기념사인을 하는 모습./사진=현대차그룹 제
부품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현지 협력업체와의 합작 투자를 통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현지 기업 및 스타트업과 협력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인도 이륜차 업체 TVS와 전기 삼륜차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담 조직도 마련한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관계사와 공동으로 인도 내 투자 전문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법인을 통해 R&D와 미래 기술, 현지 산업 생태계에 대한 투자 과제를 발굴하고 집행할 예정이다.
◆ 인도 승용차 누적수출 400만대…30년 성장 기반 확대
현대차 인도법인은 현지 진출 30주년을 맞아 승용차 누적수출 400만 대도 달성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 자동차 기업 가운데 승용차 누적수출 400만 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종별 누적 수출량은 그랜드 i10이 약 175만7000대로 가장 많았으며, 엑센트 약 67만9000대, 쌍트로 약 63만7000대 순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1996년 5월 인도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사업을 시작했다. 1990년대 인도에 진출한 외국계 자동차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100% 단독 투자를 통해 자동차 공장을 건설했으며, 1998년에는 첫 현지 전략차종인 쌍트로를 출시했다.
준공식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 이성호 주인도대사, 수네트라 파와르 마하라슈트라주 부총리 등 주요 관계자들의 모습./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쌍트로는 비포장도로가 많은 인도의 도로 환경을 고려해 최저지상고를 높이고 연료다중분사(MPI) 엔진을 적용한 모델이다. 출시 첫해인 1998년 '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됐으며, 출시 3년 만에 현지 소형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누적수출은 2010년 100만 대, 2016년 200만 대, 2020년 300만 대를 거쳐 올해 400만 대를 넘어섰다. 2024년 10월에는 인도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며 현지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현대차는 현지 사업 성장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 인식 개선과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현대 사마르스(Samarth by Hyundai)' 캠페인을 통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휠체어 경사로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장애인 운동선수의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농촌지역 의료지원 프로그램인 '스파르슈 산지바니'를 통해서는 약 5만 명이 의료 혜택을 받았다. 환경보호 프로그램 '아이오닉 포레스트'를 통해 지난 5년간 인도에 나무 110만 그루를 심는 활동도 진행했다.
푸네 신공장에도 직원 중심의 근무환경을 반영했다. 명상실과 모성보호실을 별도로 마련하고, 임직원 식당에는 한식과 현지식 조리공간을 분리해 인도의 식문화를 고려했다. 이러한 공간 설계 등을 인정받아 올해 8월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푸네 신공장 가동을 계기로 인도 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동화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도가 대규모 내수시장과 신흥국 수출 거점이라는 이점을 동시에 갖춘 만큼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현지 공급망을 연계한 중장기 투자 전략이 향후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푸네 신공장을 인도 내수 수요 대응과 글로벌 수출 확대를 위한 핵심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현지 진출 30년간 구축한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