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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AI 토큰’ 수익화 속도… "인프라 신시장 선점 나선다"

입력 2026-10-15 15:11:04 | 수정 2026-10-15 15:12:32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국내 통신3사가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사용량을 관리하고 연산 비용을 줄이는 기술 확보에 나섰다. 생성형 AI 이용이 늘면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토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물론, 이를 새로운 수익모델로 연결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국 통신사들이 이미 토큰 판매와 정산까지 사업을 확대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사업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사진=AI 이미지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SKT)과 KT, LG유플러스는 최근 토큰의 생산과 관리, 연산 최적화에 이르는 관련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토큰은 AI가 이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만드는 과정에서 처리하는 데이터의 기본 단위다. 입력과 출력에 사용된 토큰 수가 서비스 이용료를 산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활용된다. 기업이 여러 AI 모델을 함께 운영할 경우 모델별 가격과 사용량을 관리하는 것이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

이 가운데 통신사들은 기존 가입자 기반과 데이터 사용량 관리·과금 경험에 더해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연산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다. 토큰을 공급하는 것부터 사용량을 관리하고 요금을 정산하는 사업까지 기존 역량을 활용할 여지가 큰 셈이다.

우선 SKT는 이 같은 강점을 활용해 토큰 사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지난 8일 정재헌 대표가 발표한 'SKT 성장 기어' 전략에서 토큰 게이트웨이를 신사업으로 제시했다.

토큰 게이트웨이는 이용 목적과 필요한 성능에 따라 AI 모델을 연결하고 사용량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SKT는 자체 AI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존 통신사업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을 AI 서비스 시장으로 넓힐 계획이다.

KT는 AI 운영 플랫폼인 '토큰 팩토리'를 통해 토큰 생산과 중개, 최적화, 과금·정산을 아우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AI 모델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운영하며 서비스 특성에 맞는 모델과 연산 자원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KT는 토큰 팩토리를 통해 AI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연산 비용도 줄일 계획이다. 입력 문장을 압축하고 작업 단계에 따라 연산 자원을 달리 배분하는 방식으로, KT에 따르면 GPU 100장으로 121장을 사용하는 수준의 효율을 낼 수 있다. 해당 기술은 '모두의 AI' 서비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같은 GPU로 더 많은 토큰을 처리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AI 모델 최적화 전문기업 옵트에이아이와의 공동 연구에서 GPU당 토큰 처리량을 기존 대비 최대 4배 높이는 초기 성과를 확보했다.

AI 모델의 답변 생성 과정을 개선해 처리 효율을 높인 것으로, 회사는 향후 자체 AI 서비스와 대규모 인프라 운영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AI 서비스 이용량이 증가하더라도 GPU 증설과 전력 사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중국은 토큰 판매·정산까지… 국내도 사업화 구체화

해외에서는 토큰을 직접 판매하는 사업도 등장했다. 중국 통신 3사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은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토큰의 생산부터 유통·정산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차이나텔레콤은 지난 5월 AI 토큰 판매를 시작했으며, 자체 토큰 관리 허브에 170개 대규모 AI 모델을 모아 토큰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교통, 제조 등 산업별 AI 에이전트도 420개 구축했다. 지난 7월 출시한 업무용 AI 비서 '텔레에이전트'는 이용자 120만 명을 확보했고 하루 토큰 소비량은 2000억 개를 넘어섰다.

중국 통신사들이 토큰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기존 통신망과 AI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전송량을 기준으로 요금을 받던 통신사업의 수익 구조를 AI 서비스 이용량을 기반으로 한 시장까지 넓히려는 것이다.

국내 통신사들도 토큰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다만 실제 수익을 확보하려면 토큰 공급량을 늘리는 것만큼 연산 비용을 관리하는 기술도 중요하다. AI 이용량이 증가하면 토큰 처리에 필요한 GPU와 전력 사용량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는 일반적인 질의응답보다 많은 토큰을 소비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도 AI 모델의 이용 단가가 낮아지더라도 사용량 증가에 따라 전체 비용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인앤컴퍼니는 토큰 하나의 가격보다 실제 업무 하나를 처리하는 데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토큰 사용량을 매출로 연결하는 동시에 고객이 AI로 수행하는 업무의 처리 비용까지 낮춰야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토큰 사업의 성패가 통신사들이 기존 가입자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얼마나 구체적인 서비스를 내놓느냐에 달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AI 모델과 인프라를 연결하는 기술을 실제 상품으로 만들고, 사용량에 따른 과금 체계까지 갖추는 것이 향후 사업 확대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여러 AI 모델을 용도에 따라 나눠 쓰기 시작하면 모델별 계약과 사용량, 보안 정책을 일일이 관리하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통신사가 이런 부분을 하나의 서비스로 묶어 제공할 수 있다면 단순한 토큰 재판매를 넘어 기업의 AI 운영 전반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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