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SBS 새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의료 고증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방송 심의 민원까지 제기됐다.
15일 온라인상에 따르면 자신을 정형외과 의사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3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의 의료 현실 및 의료인 묘사와 관련한 심의를 요청했다. A씨가 공개한 신청 내역에는 민원이 ‘접수대기’ 상태로 표시됐다. 따라서 현재 확인되는 것은 민원이 신청됐다는 사실까지이며, 실제 심의 착수나 제재 여부가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
금토드라마 '닥터X' 배우 김지원. /사진=SBS 제공
A씨는 “회진을 불필요한 잡무처럼 묘사하고 의료진을 무능한 악역으로 단순화하며 의료행위의 불확실성마저 외면하는 연출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극적 과장은 이해하지만 이 정도면 의료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심의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제재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전문가로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A씨는 심의 요청에 앞서 SBS 측에도 의료 현실과 의료진 묘사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SBS 측은 “담당 부서에 전달했으며 제작에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는 A씨가 공개한 답변 내용으로, 현재 SBS가 의료 고증 논란 전반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낸 것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논란은 첫 주 방송 직후부터 시작됐다. 일부 시청자와 의료계 종사자를 자처한 누리꾼들은 서혜부 탈장 환자를 응급수술로 보내는 과정, 혈압이 측정되지 않는 위급 환자에 대한 처치, 심정지 환자에게 300J로 제세동을 시행하는 장면 등을 거론하며 실제 의료 현장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각각의 장면이 의학적으로 잘못됐는지는 개별 환자의 상태와 극 중 전후 맥락을 함께 따져야 하는 만큼, 온라인에서 제기된 주장을 곧바로 의학적 오류로 단정할 수는 없다.
작품의 현장 자문에 참여한 응급의학과 의사 겸 작가 남궁인 교수의 답변도 논란을 키웠다. 남궁 교수는 한 누리꾼이 “의학 자문하신 거 맞죠?”라고 묻자 자신이 현장 자문이었다고 밝힌 뒤 “의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나온다면 자문이랑 제작진이랑 싸우다가 자문이 패배한 걸로 보시면 됩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남궁 교수는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에서 자신의 자문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금토드라마 '닥터X' 배우 손현주(왼쪽부터 차례대로), 김지원, 이정은, 김우석. /사진=SBS 제공
제작진 역시 실제 의료 현장과 드라마의 차이를 전혀 전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방송에는 “본 드라마는 픽션이며 극적인 전개를 위해 실제 의료 현장 및 관련 규정과 다르게 각색되거나 연출된 장면이 포함돼 있다”는 안내가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쟁점은 허구적 각색의 존재 자체보다, 의료 드라마에서 허용될 수 있는 극적 과장과 실제 의료행위를 왜곡했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 사이의 경계로 모인다.
‘닥터X’는 일본 TV아사히의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천재적인 수술 실력을 지닌 계수정(김지원 분)이 병원 내 권력과 부조리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논란과 별개로 초반 성적은 가파르다.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지난 9일 첫 방송은 11.4%를 기록했고, 2회는 14.9%까지 상승했다.
높은 시청률과 의료 고증 논란이 동시에 붙으면서 ‘닥터X’는 극 중 계수정의 활약뿐 아니라 의료 현실을 어디까지 드라마적으로 변형할 수 있느냐는 질문까지 안게 됐다. 이번 민원은 아직 ‘접수대기’ 단계인 만큼 향후 심의 진행 여부와 제작진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