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서울시가 세계 3대 도시 진입을 목표로 ‘G3 서울플랜'을 내놓으면서, 서울을 상징할 거점이 어디가 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사람들은 도시를 순위보다 타임스스퀘어나 에펠탑 같은 장소로 기억한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과 기업 이전이 동시에 늘고 있는 성수를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10일 G3 서울플랜을 공개하면서 2030년까지 86조1000억 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공간혁신 분야 몫은 9조4642억 원이다.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2025년 세계도시종합력지수(GPCI)에서 서울은 2년 연속 6위를 지켰고, 5위 싱가포르와의 점수 차는 98점에서 5점으로 줄었다.
서울시는 참고 모델로 GPCI 1~3위 도시의 강점을 짚었다. 뉴욕은 경제력과 인재 생태계, 런던은 축제와 야간경제, 도쿄는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 환경이다. 이 도시들이 위상을 기업 유치와 방문객 체류로 연결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도심복합개발이 있다. 업무시설에 주거·숙박·문화시설을 얹고 공원과 광장으로 주변과 이은 방식이다.
뉴욕 허드슨야드는 맨해튼 철도 차량기지 위에 업무·주거·호텔·문화시설을 올려 2019년 1단계 구역을 열었다. 런던 킹스크로스는 옛 철도부지 약 27만㎡에 구글 사옥과 대학 캠퍼스를 유치하고 약 10만㎡를 공공 오픈스페이스로 계획했다. 도쿄 아자부다이힐스는 약 35년의 추진 끝에 2023년 문을 열었고, 업무·주거·호텔·문화시설과 함께 약 2만4000㎡ 녹지를 갖췄다. 세 곳은 기업과 인재가 모이고, 시민이 쓰는 공공 공간이 있으며, 한눈에 기억되는 상징성이 있다는 점이 같다.
서울에서는 성수가 관광·소비에 업무 기능까지 키우는 곳으로 떠올랐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2025년 성수의 외국인 방문 증가율은 82%로 서울 주요 상권 중 1위였다. 강남 24%, 명동 11%, 홍대 9%와 비교된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 기준으로 성수2가3동을 찾은 외국인은 2021년 2만2000여 명에서 지난해 222만8000여 명으로 100배 넘게 늘었다.
상권 지표도 좋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성수 가두상권(건물 안이 아닌 거리 상점가)의 임대료는 1년 만에 14% 올라 강남 9%, 명동 7%를 웃돌았고, 공실률은 3.4%에 그쳤다. 기업 발길도 이어진다. 무신사는 2022년 본사를 성수로 옮겼고, 크래프톤은 옛 이마트 성수점 터에 연면적 약 21만8000㎡ 신사옥을 짓고 있다. G마켓 본사와 현대오토에버 일부 사업부도 이전한다. CBRE코리아는 2분기 보고서에서 두 회사의 이전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업계가 성수를 도심(CBD)·강남(GBD)·여의도(YBD)에 이은 '제4 업무지구'(SBD)로 부르는 배경이다.
다음 과제는 업무와 체류 기능이다. 기업이 들어올 대형 오피스와 해외 방문객이 묵을 호텔이 있어야 관광·소비와 업무가 이어진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서울의 호텔 신규 공급은 연 1000실 안팎에 그치는데, 부지 확보 난항과 건설비 상승이 걸림돌이다. 찾아와 소비하는 동네에서 일과 주거, 여가가 맞물리는 '직주락(職住樂)' 도시로 넓어지는 것이 성수가 밟을 다음 단계다.
이 빈자리를 채울 사업으로 옛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이 거론된다. 40년 넘게 레미콘 공장이 돌다 2022년 철거된 약 2만8000㎡ 터다. 지난 7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최고 81층 주거동과 53층 업무복합동에 공동주택 403가구, 오피스텔 61실, 호텔 130실과 업무·상업·문화시설을 담는다. 내년 착공해 2032년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주변 환경 개선도 함께 진행된다. 약 6081억 원 규모 공공기여로 동부간선도로 용비교 램프와 성수대교 북단 직결 램프를 놓고, 약 5만3000㎡ 규모의 서울시 유니콘 창업허브를 만든다. 서울숲·한강·응봉산을 잇는 보행녹지축도 들어선다. 업무·숙박 공급과 시민용 기반시설 확충을 같이 묶은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는 외국인 방문객 증가와 기업 유입이 동시에 나타나는 지역"이라며 “SGL 완공 시 업무·숙박시설과 공공 공간이 함께 확충되면 관광과 비즈니스가 맞물리는 국내 대표 복합거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