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미국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지만 국내 통신3사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는 미국과 주파수 제도가 다르고 전국에 촘촘한 이동통신망이 구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최근 산림청이 스타링크 도입에 나서는 등 산간·재난 현장을 중심으로 위성통신 수요가 확인되면서, 기존 지상망과 위성통신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국내 통신사들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미국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지만 국내 통신3사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사진=AI 이미지
16일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투자회사 그레인매니지먼트가 보유한 미국 전역의 800MHz(메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8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위성을 활용해 기존 통신망의 음영 지역을 보완해온 스타링크가 지상망까지 확보해 직접 이동통신 사업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발표로 미국 주요 통신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고 국내 통신주도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스타링크의 사업 확대가 기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SKT)과 KT, LG유플러스가 이미 전국 단위의 LTE·5G망과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는 주파수 거래에도 엄격한 제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 촘촘한 지상망에도 위성 수요… 통신사 사업 영역 확대
국내에서는 위성통신이 기존 이동통신망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촘촘한 지상망이 구축돼 있지만 산간이나 해상, 재난 현장처럼 기지국 설치와 운영에 제약이 있는 곳에서는 별도의 통신 수단이 필요하다.
실제로 산림청은 약 18억 원을 투입해 배낭형 스타링크 장비 74대를 연내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일 강원 삼척에서는 스타링크를 이용한 인터넷 연결과 긴급신고 실증도 진행했다. 산불·산사태 등 기존 통신망 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장 대응 능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긴급신고는 별도의 인터넷전화기와 신고 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국내 통신업계도 관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SKT 자회사 SK텔링크와 KT의 위성통신 자회사 KT샛은 지난해 12월 스타링크의 국내 서비스 개시와 함께 공식 재판매 사업자로 참여했다. 기존 통신 사업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을 활용해 해상·기업용 위성통신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SK텔링크는 HMM과 팬오션, SK해운 등 주요 선사와 스타링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해상통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위성 인터넷 공급뿐 아니라 선박 환경에 맞춘 보안 체계와 운영 지원도 제공하며 조선·해양플랜트·공공·국방 분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KT샛은 자체 무궁화위성과 스타링크 등을 결합한 해양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스타링크 요금제를 개편해 소용량 상품을 추가하는 등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올해 상반기 스타링크와 원웹 등 비정지궤도 위성 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33억18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한편 위성통신 사업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사업자의 요금 정책도 국내 시장의 변수가 되고 있다. 스타링크는 오는 11월 1일부터 국내 해상 서비스 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KT샛이 공급하는 추가 데이터 50GB 요금은 기존 19만 원에서 29만1000원으로 약 53% 오른다. 글로벌 사업자의 요금 정책이 국내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내 재판매 사업자 입장에서는 고객별 이용량에 맞는 상품 구성과 보안·운영 지원 등 자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중요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국내 통신사들이 기존에 확보한 네트워크 운영 역량은 위성과 지상망을 연계하는 사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저궤도 위성망을 LTE 소형기지국의 백홀(기지국과 핵심 통신망을 연결하는 회선)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제3자가 통신사에 할당된 주파수로 소형기지국을 운영하려면 해당 사업자의 동의와 통제가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통신사들이 기존 지상망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위성통신을 새로운 기업용 서비스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해상·산간·재난 등 지상망 구축에 제약이 있는 분야에서는 위성 회선 공급뿐 아니라 기존 통신망과의 연계, 보안·운영 지원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사업자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상이나 재난 현장에서는 기존 통신망과의 연계부터 보안, 장애 대응까지 함께 제공해야 하는 만큼 국내 통신사들이 쌓아온 네트워크 운영 경험이 새로운 사업을 확보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