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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기] "라떼는 뒷주머니에"…돌아온 '캪틴큐'에 제대로 취한 '늙크크' 부장들

입력 2026-10-16 20:45:42 | 수정 2026-10-16 20:45:42
이미미 부장 | buzacat59@mediapen.com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야…이거 뭐야, 캪틴큐 아니냐?”

“어우, 이거 먹으면 다음 날 일어나는데. 이거 지금 얼마지?”

“편의점에서 단품 한 병에 9900원입니다.”

“캪틴큐가 9900원? 라떼는 2000원도 안 했던 것 같은데. 근데 요즘 몇만 원씩 하는 위스키에 비하면 가성비는 좋네.”

2026년 재출시된 롯데칠성음료 캪틴큐/사진=미디어펜 이미미 기자



기획 회의가 끝난 16일 금요일 오후, 적막한 미디어펜 편집국 회의실 책상 위에 낯익은 병이 놓였다. 1980년대 대학가 주머니 가벼운 청춘들의 속을 뒤집어놓고, 2015년 공식 단종되며 역사 속에 사라졌던 전설의 술. 그리고 11년 만인 2026년 가을, 뉴트로 바람을 타고 부활한 캪틴큐다. 

그 시절 캪틴큐의 위력을 온몸으로 기억하는 부장들이 시음대 앞에 모였다. 누군가는 반가워했고, 누군가는 병만 보고도 다음 날 숙취부터 떠올렸다. 하지만 모두 캪틴큐에 얽힌 추억 하나씩은 갖고 있었다.

이날 시음회 자리를 만든 기자는 유일하게 캪틴큐를 처음 접했지만, 나름대로 그 시절 분위기를 재현해 보려 애썼다. AI에게 옛날 캪틴큐 술자리 풍경을 물었더니 “안주가 부실해 새우깡 하나 놓고 마시기도 했고, 맥콜조차 귀해 마음껏 섞어 먹지는 못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편의점에서 땅콩과 마른안주를 일부러 한 봉지씩만 구매하고, 유리잔 대신 종이컵을 놓았더니 그럴듯한 복고풍 술상이 완성됐다.

다만, 캪틴큐와 함께 대학가를 누빈 그 시절 부장들에게 확인한 결과 안주에 대한 AI의 답변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16일 미디어펜 편집국 회의실에 마련된 캪틴큐 시음 자리. 종이컵과 알땅콩, 명태 안주가 소박한 술상을 채웠다. /사진=미디어펜 이미미 기자



◆1라운드: “싸늘하다…코끝에 오크 향이 스친다”

잔이 채워지기 무섭게 진한 오크 향이 회의실 가득 코를 찔렀다. 종이컵을 흔드는 부장들의 눈빛에 묘한 긴장감과 호기심이 동시에 일렁거렸다. 

“오, 향은 제법 양주 시늉을 냈는데? 그런데 마셔보니까… 어라, 왜 이렇게 다냐?”

첫 잔을 스트레이트로 털어 넣은 A 부장이 뜻밖이라는 듯 종이컵을 다시 들여다봤다.

“원래 양주는 말이야, 목을 ‘팍!’ 치고 내려가는 타격감이 있어야 하거든? 근데 이 녀석, 첫맛이 생각보다 진하고 부드러워. 진짜로 목을 친다니까? 기술이 좋아졌네. 옛날에는 소주 주정에 물 탄 거란 말이 있더니, 이번엔 진짜인가봐.”

실제로 캪틴큐는 주정과 럼향, 캐러멜색소 등으로 양주 맛을 내던 과거와 달리, 정통 캐리비안 럼 원액 99%에 두 단계의 오크통 숙성을 거쳐 화려하게 돌아왔다. 알코올 도수 역시 35도로 기존 대비 5도 낮췄다. 

A부장은 대학 시절 마셨던 술을 수십년 만에 다시 맛보고 단번에 달라진 목넘김을 짚어낸 셈이다. 당시의 술맛을 기억한 것인지, 세월이 흘러도 입맛만큼은 예리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놀라웠다.

이때 땅콩을 씹던 B 부장이 픽 웃으며 말을 받았다.

“옛날엔 기억이 삭제되는 술이라 그랬는데, 캪틴큐 고급스러워졌네. 근데 술이 달콤해서 그런가, 멸치에 고추장도 필요 없겠는데?”


1980년대 대학생들이 청바지 뒷주머니에 캪틴큐를 꽂고 다녔다는 시음 참석자의 회상을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그림=미디어펜 AI




◆2라운드: AI 놈들이 뭘 알아? “청바지 뒷주머니에 딱!”

C 부장이 무릎을 탁 치며 ‘라떼 에피소드’의 시동을 걸었다.

“야, 옛날에 캪틴큐가 왜 그렇게 얄쌍하게 나왔는지 알아? 옛날에 우리가 캠핑 가거나 어디 놀러 갈 때 청바지 입고 뒷주머니에 딱! 꽂고 걸어 다니면서 마시라고 그렇게 만든 거야. 산에 갈 때도 찔러 넣고 말이지.”

“에이 근데 이번 신상은 그때보단 병이 살짝 통통해서 뒷주머니에 넣기엔 약간 부담스러운데?”

“(롯데칠성음료가) 어련히 시장 조사 엄청 많이 하고 만들었겠지!”

기자도 슬쩍 “AI가 그러는데 옛날엔 캪틴큐에 맥콜이나 실론티(롯데칠성음료의 홍차 음료)를 섞어 마셨다던데요? 근데 귀해서 많이는 못 넣어 마셨다던데요?”라며 추억의 물꼬를 텄다.

그러자 오래된 기억들이 하나둘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맥콜보다는 ‘맥소롱(1970년대부터 생산된 위장약 겸 소화제)’. 약국에서 팔던 거 있어. 그거 많이 먹었지.”

“무슨 소리! 우린 캪틴큐에 맥주 섞어 마셨지! 소주랑 막걸리도.” 

“난 막걸리는 안 섞었다. 고3 때 수능 끝나고부터 대학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마셨지. 친구 집에서 여럿이서 10병 마시고 눈떠보니 이틀이 지났어!”

“캪틴큐를 10병이요?”

“아 그럼!”


1980년대 친구 자취방에 모여 캪틴큐를 마셨다는 시음 참석자의 추억을 AI로 재현한 이미지. /그림=미디어펜 AI




◆3라운드: 전설의 조합 ‘캪콜(캪틴큐+맥콜)’, 초콜릿이 되다

AI가 그 시절 전설의 조합이라고 우기던 캪틴큐와 맥콜을 드디어 맛 볼 차례다. 11년 만에 돌아온 캡틴큐 원액 위로 거품을 내며 쏟아지는 보리 음료 ‘맥콜’.

“이 녀석은 워낙 자기주장이 강해서 맨입으론 못 버텨. 맥콜을 타 먹어야 해. 그게 가성비 양주를 즐기는 법이야.”

흰 종이컵 안에서 황금 비율로 섞인 거무죽죽한 액체를 한 모금씩 들이켠 부장들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

“오? 이거 봐라? 캐러멜 향이 확 올라오는데?”

“야! 이거 완전히 초콜릿 맛이다! 맥콜이랑 섞으니까 보리 향이랑 어우러져서 확 사네!”

“달달하고 쌉싸름한 게, 젊은 애들이 딱 좋아할 맛이야. 하이볼처럼 말이지. 깡소주 먹는 것보다 훨씬 있어 보이잖아.”

“전 안 젊어서 그런가 (캪틴큐) 그대로 마시는 게 맛있네요?”

“그렇지. 안 젊은 사람은 그렇지.”


캪틴큐와 맥콜을 곁들인 시음 현장. 참석자들은 과거의 음주 경험을 떠올리며 재출시 제품의 맛을 평가했다. /사진=미디어펜 이미미 기자




◆총평: 9900원, 대박 징조일까?

부장들의 최종 결론은 명확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소주의 알코올 향을 부담스러워하고, 비싼 양주는 선뜻 집어 들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편의점 단품 기준 9900원이라는 가격표를 단 캪틴큐는 꽤 강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냥 마셔도 좋고, 취향껏 다른 음료와 섞어 마시기에도 가성비가 훌륭하기 때문이다.

“이거 맥콜이랑 섞어서 초콜릿 하이볼같은 느낌으로 괜찮겠는데?”

“이미 이거 한 잔씩 했으니 오늘 점심은 이걸로 땡이지!”

마지막 농담이 터지고 시음회가 끝났다.

캪틴큐의 진짜 무기는 오랜 세월 축적된 '강렬한 브랜드 자산'에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반가운 귀환, 밈(Meme)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놀이터다. 재출시 소식을 알리자마자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캪틴큐의 흥행 성적표가 기대된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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