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지방 노후 아파트 비중이 상당하지만 미분양 부담과 분양시장 위축에 막혀 신규 공급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원도심 정비사업까지 지연되면서 주거환경 개선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방에서 노후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지만 미분양에 정비사업 지연 등으로 주거환경 개선이 쉽지 않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1310만3750가구 가운데 준공 30년을 초과한 아파트는 337만4186가구로 전체의 25.75%를 차지했다. 준공 20년을 넘긴 아파트도 693만4416가구로, 52.89%에 달했다.
서울을 제외하면 상위권 대부분이 지방이다. 대전의 30년 초과 아파트 비율이 36.86%로 가장 높았고 부산(32.34%), 서울(29.95%), 광주(29.88%)가 뒤를 이었다. 경북도 28.89%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문제는 지방에서는 새 아파트를 짓고 싶어도 미분양 부담이 크다는 부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134가구 중 지방 미분양이 4만9998가구로 전체 미분양의 72.3%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 수도권 미분양은 1만9136가구로 1.7% 감소했지만 지방은 2.5% 늘었다.
미분양 부담은 주택사업자의 신규 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2.3으로 전월보다 4.0포인트 하락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아파트분양전망 지수는 주택사업자들이 앞으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어떨지 예상하는 지수다.
서울은 105.7로 3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넘어선 반면, 비수도권은 86.8에서 80.2로 6.6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경북은 100.0에서 76.5로 23.5포인트 급락해 전국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미분양 해소를 위한 정부 대책도 현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방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은 지난 9월 기준 매입 승인 실적이 972가구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의 목표치 6000가구의 16%에 불과했다. 매입 승인 사업장도 부산·광주·전남에 한정됐다.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는 신규 공급뿐 아니라 기존 주거지 정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원도심에는 오랫동안 새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대전 동구의 경우 20여 곳에서 재개발과 재건축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사업 재검토, 조합 내부 갈등, 동의율 확보 부진 등 여러 이유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시공사를 선정한 부산 복산1구역 재개발의 경우 11년 만에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건설사가 미분양 리스크를 이유로 일반분양가를 낮추자고 요구했으나 조합이 거절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후 주거지를 개선할 필요성은 크지만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장애물을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노후 아파트를 새 주택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신규 공급과 기존 주거지 정비 모두에 부담을 주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누적된 상황에서 지방 주택시장이 근본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안심환매 사업의 매입 요건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고, 지방 원도심 정비사업에도 용적률 인센티브와 공공 보증 등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