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국내 증시가 급락 이후 반등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100조원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빠르게 감소했다. 반대매매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개인 자금이 다시 증시로 유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증시가 급락 이후 반등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지난 1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6조9121억원으로 전 거래일(97조4280억원)보다 5159억원 감소했다. 지난 12일 100조4389억원에서 3거래일 연속 줄어들며 96조원대로 내려왔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자금으로, 증시 대기자금의 주요 지표다. 다만 예탁금 감소가 곧바로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식 매수대금 결제나 자금 인출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했다. 지난 15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32조7499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9558억원 줄었다. 지난 12일 34조2886억원까지 늘었던 잔고는 증시 급락과 함께 3거래일 만에 1조5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반면 반대매매 규모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약 804억원으로 전날 893억3600만원에 이어 이틀 연속 800억원을 웃돌았다. 미수거래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기한 내 결제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으로, 신용융자 담보 부족에 따른 강제 처분과는 구분된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여력이 시험대에 오른 배경에는 최근 증시의 가파른 하락세가 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 넘게 떨어졌다. 특히 15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7%대 급락하면서 양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다만 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5% 오른 5668.05에 마감하며 8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도 4.46% 상승한 794.78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188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은 4387억원을 순매도했다. 급락 이후 반등 과정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매도 우위를 보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일시적인 낙폭 회복을 넘어 지속적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투자자예탁금 감소와 신용융자 축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다시 사들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 급락으로 신용융자 잔고와 투자자예탁금이 동시에 줄어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 반등이 이어지더라도 외국인 수급이 안정되고 반대매매 부담이 완화돼야 개인 자금의 본격적인 재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