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달러를 저가에 매수해 반등을 노리는 환테크 수요가 고개를 들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물 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환율 하락을 투자 기회로 삼는 동시에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달러를 저가에 매수해 반등을 노리는 환테크 수요가 고개를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원 내린 1329.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장중 1328.9원까지 떨어지며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도 지난 12일 장중 100엔당 839.9원까지 하락하며 2008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원화 강세로 달러와 엔화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원화 부담이 줄면서 환율 반등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유인이 커진 상황이다. 이를 반영해 실제 은행권 개인 달러예금 잔액은 4년 10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14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 12월 기록한 146억5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전체 달러예금 잔액도 787억8000만달러로 연중 저점인 3월 말 587억3000만달러보다 34.1% 증가했다.
엔화예금에서도 개인들의 매수 움직임이 확인된다. 이들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1조1462억7000만엔으로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 엔화예금은 2656억2000만엔으로 지난달 말보다 4.6% 증가했다.
엔화 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하는 수요와 일본 여행, 일본 주식 투자 등을 위한 환전 수요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물 금을 찾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1~15일 430억3000만원으로, 지난달 한 달 판매액인 290억8000만원의 약 1.5배에 달했다. 월간 판매액 기준으로는 지난 4월 490억1000만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반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5일 1조6356억원으로 9월 말보다 358억원(2.1%) 감소했다. 지난 1월 말 2조443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이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 하락을 활용해 외화를 사들이는 개인이 늘고 실물 금 매입도 증가했다는 점에서 가격이 내려간 자산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외환과 금 시장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