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삼성전자가 귀를 막지 않고 음악과 주변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첫 클립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온'을 선보인다. 사무실이나 카페 등 일상 공간에서도 이어폰을 벗지 않고 주변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폰을 착용한 사람과 그에게 말을 거는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일상적인 불편까지 제품 기획에 반영한 셈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1억1900만 개의 귀 데이터 포인트를 활용한 착용감 설계와 자체 음향 기술, 갤럭시 기기 간 연동 기능까지 더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남현정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프로./사진=배소현 기자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갤럭시 버즈 온 개발 스토리를 소개하는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했다. 발표를 맡은 남현정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 프로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있을 때 양쪽 귀에 이어폰을 착용한 상대방에게 말을 걸기 망설여지는 상황을 예로 들며 제품의 개발 취지를 설명했다.
남 프로는 "갤럭시 버즈 온은 이런 사용 환경을 고려해 사용자가 귀를 막지 않고도 편안하게 오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라며 "최근에는 일상에서 콘텐츠를 감상하며 주변 소리도 듣고 싶어하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소비자 조사에서도 이 같은 수요가 확인됐다. 클립형 이어폰 사용자 약 73%가 기존 인이어형 이어폰도 함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음악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커널형을, 운동이나 사무실 등 주변 소리를 함께 들어야 할 때는 클립형을 사용하는 등 상황에 따라 이어폰을 바꿔 쓰는 수요가 확인된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클립형 이어폰을 기존 제품을 대체하기보다 사용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제품으로 보고 있다. 이명환 삼성전자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기획그룹장은 소비자의 사용 방식이 다양해진 점을 고려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 4D 설계로 착용감 확보… 저음부터 통화 품질까지 보완
삼성전자는 편안함과 고정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의 귀에서 1억1900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했다. 이를 4D 컴퓨팅 기반 AI 최적화 기술에 활용해 귀에 닿는 면적과 압력, 부품 배치를 분석하고 달리기 중 머리의 움직임까지 설계에 반영했다. 귀를 감싸는 밴드에는 개인별 귀 형태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이는 형상 기억 합금을 적용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온'과 한국적인 케이스./사진=배소현 기자
이명환 그룹장은 운동 중 착용 안정성을 묻는 질의에 "장시간 착용한다는 것은 편안함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다양한 활동을 할 때는 고정력이 중요하다"며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기법을 통해 가장 적합한 값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음향 성능에는 동일한 우퍼 스피커 2개를 배치한 '트윈부스트 스피커'를 적용했다. 고막과 스피커 사이의 거리가 먼 클립형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는 저음을 보강한 것이다. 고음역대 성능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남 프로가 기존 우퍼가 담당하던 음역대를 유지하면서 스피커를 추가해 저음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버즈 시리즈 최초로 적용한 누음 저감 기술은 스피커 후면에서 발생하는 반대 위상의 음파로 외부에 새어 나가는 소리를 상쇄한다. 남 프로는 누음 저감 효과를 묻는 질의에 귀 형태와 착용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소음에 따라 음량을 조절하는 기능도 탑재했으며, 청력 보호를 고려해 음량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최대치는 제한했다.
통화 품질에는 이어버드당 마이크 3개와 골전도 기반 진동 센서, 머신러닝 기술을 결합한 '인텔리전트 클리어 콜'을 적용했다. 사용자의 목소리와 배경 소음을 분리해 통화 상대방에게 선명한 음성을 전달한다.
이 그룹장 역시 제품 경쟁력을 묻는 질의에서 통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버즈로 통화하면 상대방이 주변 소음 환경을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그동안 축적해 온 통화 기술을 제품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았다.
◆ 29만9000원에 담은 프리미엄 가치… 갤럭시 연동 강화
또 갤럭시 버즈 온은 가속도 센서로 착용 방향을 감지해 어느 쪽 귀에 착용하든 좌우 음향을 자동으로 배정한다. 갤럭시 A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결하면 음성으로 제미나이 라이브를 호출할 수 있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젓는 '헤드 제스처'로 전화를 받거나 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온'을 착용한 모습./사진=배소현 기자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이어버드 뒷면을 길게 누르면 '퀵 보이스 메모'로 떠오른 생각이나 할 일을 바로 녹음할 수 있고, 저장한 내용은 빅스비를 통해 검색할 수 있다. 러닝 중에는 갤럭시 워치로 운동을 기록하면서 음성 명령으로 음악을 제어하는 등 갤럭시 기기 간 연동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착용감과 음향·통화 품질에 갤럭시 기기와의 연결성까지 더해 버즈 온의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도 29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걸맞은 차별화 요소가 화두에 올랐다.
이 그룹장은 "착용감에 대한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며 제품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갤럭시 스마트폰과 버즈를 함께 사용할 때 누릴 수 있는 편의성도 강조했다.
이 그룹장은 "갤럭시 폰과 버즈를 함께 사용할 때 처음 연결하는 순간부터 설정하는 과정까지 하나하나의 경험이 편리하다"며 "충분히 프리미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버즈 온 출시로 기존 인이어형 중심의 버즈 제품군을 클립형까지 확대한다. 소비자가 생활 방식과 사용 목적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다양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갤럭시 버즈 온은 오는 27일 블랙 단일 색상으로 국내에 먼저 출시되며, 이후 글로벌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