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음달부터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가입자에 대해 보험료 반값 할인 등 갈아타기 유인책이 도입되면서 전환율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구세대(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5세대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선택형 할인 특약과 계약전환 할인 제도를 다음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가입자에 대해 보험료 반값 할인 등 갈아타기 유인책이 도입되면서 전환율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선택형 할인특약은 기존 계약을 유지한 상태에서 불필요한 보장을 제외해 보험료를 할인받는 특약이다.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로 △근골격계 물리치료·체외충격파 치료 및 비급여 주사제 보장 제외 △비급여 자기공명영상장치(MRI)·자기공명 혈관조영술(MRA) 등 보장 제외 △자기부담률 20% 적용 및 보험료 할인 등이다. 중복 선택이 가능하며 3가지 옵션을 모두 선택 시 보험료 할인율은 약 30~4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전환 할인 제도의 경우 기존 계약을 5세대로 전환하면 보험료를 3년간 50% 할인해 준다. 이에 따라 1·2세대 가입자가 5세대로 전환하면 최종적으로 최초 3년간은 월 보험료의 80%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
5세대 실손은 비급여 과잉진료 증가로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악화하자 비급여 항목의 보장을 조정해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5월 출시됐다.
4세대보다 보험료가 30%가량 저렴한 대신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장 구조를 차등화하고 비급여 보장을 세분화했다. 의료 이용이 적은 가입자에게는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병원 이용이 잦거나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는 가입자에게는 보장 축소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5세대 실손의 핵심은 비급여 항목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보장을 차등화하는 것이다. 암·뇌혈관·심장질환·희귀난치성질환 등 중증 비급여 치료는 기존처럼 보장 한도 5000만원, 자기 부담률 30%가 적용된다.
반면 비중증 비급여의 보장 한도는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아지고 자기 부담률은 30%에서 50%로 높아진다. 기존 무제한이던 비중증 비급여 환자의 입원비 보상 한도도 회당 300만원으로 제한된다. 과잉진료를 야기하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영양주사 등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했다.
2021년 7월 도입된 4세대 실손은 지난 7월부터 첫 5년 만기 도래에 따른 재가입 절차에 들어갔다. 2013년 4월 이후 가입한 2세대 후기 실손은 2028년부터, 3세대 실손은 2032년부터 15년 재가입 시점이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다만 1세대 실손과 2세대 초기 실손 가입자는 약관 변경 조항이 없어 자발적으로 전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들이 1600만여명으로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약 44%를 차지한다.
그러나 5세대 실손은 자기부담률이 높고 비급여 보장 범위도 축소돼 보험료 할인과 같은 유인책만으로는 전환율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해보험협회가 9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농협손보)의 5세대 실손 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 5월 출시 이후 7월 말까지 유입된 총 18만3218건의 계약 중 기존 1·2세대에서 자발적으로 전환한 계약은 1만9134건에 그쳤다. 7월 말 기준 전체 1·2세대 보유계약(1643만6474건) 대비 자발적 전환율은 0.12%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4세대 실손 출시 당시에도 구세대 가입자들의 전환을 위해 보험료 50% 할인 등을 시행했으나 전환 실적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품과 달라진 점이 많다 보니 가입에 신중한 고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실손보험은 보험료 인상이 계속되면서 새 상품과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병원을 많이 가지 않는 경우 5세대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병원을 자주 찾는 경우 보험료를 더 내더라도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전환 수요가 크지 않아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