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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KAI 인수설 국감 도마…김종출 KAI 사장 “생태계 위축 우려”

입력 2026-10-20 17:41:42 | 수정 2026-10-20 17:42:27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와 민영화 가능성이 국회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화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글로벌 방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내에서는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김종출 KAI 사장도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는 지배구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화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와 민영화 가능성이 국회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김종출 KA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한국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정감사에서 한화의 KAI 인수설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한화의 KAI 인수설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이 많다”며 한화그룹이 육군 K9 자주포를 비롯해서 한화오션, KAI까지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는 곳이 한 곳이 되면 값을 깎자고 해도 안 될 것이고, 납기를 지키려고 해도 정부가 기댈 데가 없다”며 “하나의 회사가 육·해·공을 장악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우주·항공사업을 위한 컨설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용역비로 18억 원을 들여서 왜 진행하느냐”며 “수출입은행은 다른 할 일도 많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근 우주·항공산업 컨설팅 용역을 진행한 것이 KAI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민영화나 매각을 전제로 용역을 실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8월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 용역을 발주하면서 KAI 지분 매각과 민영화 추진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김종출 KAI 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인수설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윤후덕 의원은 “한화가 KAI의 경영권을 장악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는 질문했다. 이에 김 사장은 “우선 독과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경쟁체제가 많이 훼손될 것으로 보이고, 항공우주산업 생태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서는 ”직원들이나 지역사회에서 우려를 많이 하고 있지만 저희가 지킬 부분은 철저히 지키겠다“며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항공우주산업의 발전과 K-방산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또 김 사장은 ”누구나 KAI를 갖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다“며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KAI 지배구조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이날 국감에서 현재 KAI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26.41%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한화는 15.89%의 지분으로 2대주주에 올라 있다. 

◆수직계열화 시너지 vs 독과점 폐해…업계 의견도 팽팽

다만 수출입은행이 앞으로 매각에 나설 수 있고, 한화도 앞으로 지분을 더 확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KAI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내에서도 한화의 KAI 지분 확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국방력과 수출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한화는 항공기 엔진과 추진기관, 레이더, 항공전자장비 등을 만들고 있는데, KAI는 KF-21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 수리온 헬기 등 완제기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결합한다면 항공기 플랫폼부터 핵심 부품, 항공전자장비, 무장체계와 후속 군수지원까지 연계할 수 있다. 개별 기업이 따로 사업을 추진할 때보다 개발·생산 과정에서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과 개발 기간을 줄이면서 국방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수출 시장에서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반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은 독과점에 따른 경쟁 질서 훼손이다. 한화가 KAI의 경영에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항공기 엔진과 레이더, 항공전자장비 등 주요 부품 공급 과정에서 계열사 제품이 우선적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관련 분야에서 경쟁하는 다른 방산업체들의 납품 기회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과 산업 생태계의 다양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제기된다. 

완제기 제조와 핵심 부품 공급이 특정 대기업으로 몰리게 되면 정부의 사업 협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견제 장치가 사라진 독점 구조에서는 사업비 상승 압력이 커져 결국 국가 국방 예산의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동안 KAI는 KF-21, FA-50, 수리온 등 국가 차원의 장기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민영화 이후 단기 수익성에 치중할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회수 기간이 긴 항공우주 핵심 기술 개발(R&D)이나 우주·위성 분야 투자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KAI 노조 역시 이러한 우려를 내세우며 한화의 지분 확대에 대해 강도 높은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전 조합원이 청와대 앞에서 반대 투쟁을 벌인 데 20일에도 2차 반대 투쟁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정부가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고, 한화의 KAI 인수 시도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업계 내에서도 이번 국감을 계기로 민영화 여부와 지분 처리 방향에 대해 정부의 입장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KAI가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 기업인 만큼 경영 효율성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참여 기회와 핵심 기술 보호, 방산 공급망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명확하게 방침을 밝혀야 한화의 KAI 지분 확대로 인한 불필요한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방력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방산 경쟁력 강화 효과와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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