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발전수익을 주민과 공유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정부는 송전망 주변 마을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지원해 주민 소득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송전선로 입지 선정 과정에 주민 참여와 정보 공개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로 주민이 입지 선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했다./자료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시행령’과 관련 고시, ‘송·변전설비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행정예고에 들어간다고 21일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은 10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이며, 행정예고는 11월 1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송전망 주변지역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고, 사업 초기부터 주민이 입지 선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변지역 지원금 확대…마을 태양광으로 주민 소득 창출
정부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사업과 관련해 경과 지방자치단체에 지원되는 재정지원금 가운데 3분의 2 이내를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에 배분하도록 기준을 마련한다.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에 따른 지자체 지원금은 가공선로 1㎞당 20억 원이다.
주변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1㎿ 이하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지자체가 지원금을 신청할 때 발전설비 설치비용을 우선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지원 대상 협동조합의 설립 단위도 기존 읍·면·동에서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리·통 단위로 조정하고, 둘 이상의 리·통이 공동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도 허용한다. 지원 대상 발전사업의 설비용량 기준은 기존 10㎿ 미만에서 1㎿ 이하로 조정된다.
기후부는 지방정부 및 한국전력공사와 협력해 ‘계통햇빛소득마을’ 선도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주민 참여 의향과 부지 확보, 계통접속 등 사업 여건을 갖춘 마을을 대상으로 사업화 가능성과 예상 수익을 검토하고, 사업 구상과 참여 절차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마을 단위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발전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원금은 주변지역과 그 외 지역의 배분 기준에 따라 집행되는 재정지원으로, 주민 개인에게 직접 지급되는 방식과는 구분된다.
설명회 3차례로 확대…회의 참관·자료 공개로 투명성 강화
송전망 건설 입지 선정절차도 개선된다. 정부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전에 시·군·구 단위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을 공고·열람하고 설명회를 개최하도록 했다. 기존 두 차례였던 설명회는 세 차례로 확대된다.
지역 주민의 입지선정위원회 회의 참관은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기존 의결사항과 회의 결과뿐 아니라 회의자료도 개인정보 등을 제외하고 공개하도록 했다. 주민들이 입지 선정의 근거와 검토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입지선정위원회 주민대표 선정 절차도 구체화한다. 관할 지자체에서 주민 대표성을 가진 단체가 제출한 후보자 명부를 바탕으로 주민대표를 선정하도록 하고,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 관련 위원회에는 기후부 소속 지방환경관서 공무원이 참여해 관련 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입지 대안 검토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도 넓어진다. 입지선정위원회는 후보 입지를 선정할 때 원칙적으로 두 곳 이상을 도출해 비교·검토해야 한다. 주민이 대안 경과지나 부지를 서면으로 제안하면 기술적·환경적 타당성 등을 검토한 뒤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선로 공동 활용 우선 검토…지역 수용성 확보 과제
송전망 건설에 따른 지역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후보 경과지를 검토할 때 기존 선로나 다른 신설 선로와 철탑 등 지지물을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문화한다.
또한 둘 이상의 송·변전설비 사업이 같은 시·군·구에 걸치는 경우에는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합하거나 병행해 구성·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개별 사업별 검토를 넘어 지역 여건과 주민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송전망 확충에 따른 지역 부담을 고려해 주변지역의 경제적 지원과 주민 참여 절차를 함께 개선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마을 단위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한 수익 공유와 입지 선정 과정의 정보 공개를 병행해 전력망 건설과 지역사회 간 상생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 같은 제도 개선이 실제 주민 소득 증대로 이어지려면 사업에 적합한 부지 확보와 계통접속 여건 검토, 주민 간 참여 방식 조율 등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과정이 중요하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도 설명회와 자료 공개가 절차에 그치지 않고 주민 의견이 실제 검토와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기후부는 입법·행정예고 기간 주민과 지방정부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처 심사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관련 법령과 고시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재식 기후부 전력망정책관은 “송전망 건설 주변 주민들이 마을 태양광의 발전수익을 함께 나누고, 사업 초기부터 입지 선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지방정부·한국전력공사와 함께 계통햇빛소득마을 선도사업을 발굴하는 등 전력망과 지역의 상생을 위한 지원과 현장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