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화물 운송업계의 운전자 고령화와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자율주행 화물운송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술 실증을 넘어 실제 유상운송을 확대하고 무인화로 나아가려면 안전성을 검증하고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도로 위 물류혁신, 자율주행 화물운송 상용화의 조건'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조상우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 사무관, 황봉하 현대자동차 상용&LCV 사업전략팀장, 임종철 라이드플럭스 전략부문장, 조광래 마스오토 이사가 정책과 기술 개발, 사업화 사례를 발표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도로 위 물류혁신, 자율주행 화물운송 상용화의 조건'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사진=김연지 기자
◆ 고령화·인력난에 커지는 자율주행 물류 수요
조광래 마스오토 이사는 화물 운송업계의 인력난을 자율주행 화물차 도입이 필요한 배경으로 들었다. 조 이사는 국제도로운송연맹(IRU)과 한국교통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국내 대형 화물차 운전자의 평균 연령이 58.7세이며, 2033년에는 화물 운송능력의 30%가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트럭 운전자 미충원 인원도 2028년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 이사는 "자율주행 화물트럭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마스오토가 인용한 시장조사기관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화물 트럭 운송시장은 2025년 2조6700억 달러에서 2035년 3조98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트럭 시장은 2025년 429억 달러에서 2034년 1077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임종철 라이드플럭스 전략부문장은 미들마일 물류를 자율주행의 우선 적용 분야로 꼽았다. 임 부문장은 "미들마일은 시장이 크고 운전자 부족이 현실화되어 자율주행 효과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국내 미들마일 운송비를 연간 31조 원, 운송비 중 운전자 인건비 비중을 약 40%로 추산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올해 4월 자율주행 화물 유상운송 허가를 받은 뒤 7월부터 고객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의 택배 간선 2개 노선에서 유상운송 중이며, 초기에는 안전요원이 탑승한 상태로 운행한다. 회사는 로드맵에서 2028년 무인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마스오토는 카메라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트럭과 현장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회사는 카메라 7개와 레이더 1개를 적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대형트럭 실주행 데이터가 2000만㎞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내와 미국에서 실제 화물 유상운송을 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실증에서 무인화로…안전 기준·제도 정비 과제
황봉하 현대차 상용&LCV사업전략팀 팀장이 21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이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황봉하 현대차 상용&LCV 사업전략팀장은 상용 자율주행 기술이 "사고 위험성, 인력 부족, 운행시간 제약이라는 업계의 구조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23년 북미 대형트럭 실증, 2025년 대형트럭 이중화 기술 개발에 이어 올해 국내 대형트럭 실증과 시내버스 생태계 구축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사업성 검증을 거쳐 무인운행 허가와 제도 정비, 차종·운행 노선 확대로 이어가는 단계별 구상도 제시했다.
조상우 사무관은 자율주행 실증 확대와 규제 개선 방향을 소개했다. 정부는 올해 안전계획을 전제로 보호구역 내 자율주행 실증을 허용하고, 기술 개발 목적의 원본 영상정보 활용과 임시운행허가 신속심사 대상 확대를 추진했다. 무인 자율차 안전 운행요건을 담은 임시운행허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시·도지사가 시범운행지구를 수시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도 바꿨다.
대구시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를 총 21.9㎢, 133.25㎞ 구간으로 확대했다. 대형 화물차를 활용한 미들마일 운송과 소형 트럭의 산업단지 간 화물운송, 승합차 기반 수요응답형 생활물류 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다.
패널 토론에서는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화물차를 운행하기 위한 안전 기준과 검증 방법, 물류비 절감 효과, 사고 책임과 보험, 원격관제 등 제도 정비 방안이 논의됐다. 제한된 노선과 안전요원 탑승을 전제로 시작한 유상운송을 무인·대규모 운행으로 확대하려면 기술 검증뿐 아니라 경제성과 사회적 수용성도 확인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시됐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