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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IPO 접고 '내실 투자' 선회..."솔리다임 미국 팹 증설은 지속"

입력 2026-10-23 09:41:10 | 수정 2026-10-23 09:41:10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SK하이닉스가 미국 자회사인 솔리다임(Solidigm)의 기업공개(IPO) 및 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프리IPO)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종 전반의 주가 조정, 그리고 국내 자본시장에서 불거진 '중복상장' 논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SK하이닉스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해명 확정공시를 통해 "해외 종속회사인 솔리다임이 생산능력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최근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프리IPO 및 IPO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5일 시장에 제기됐던 약 5조 원 규모의 프리IPO 추진 보도 이후 79일 만에 나온 최종 공식 입장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자회사인 솔리다임(Solidigm)의 기업공개(IPO) 및 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프리IPO)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종 전반의 주가 조정, 그리고 국내 자본시장에서 불거진 '중복상장' 논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 "미국 신규 팹 재원 확보 목적"…뉴스룸 통해 IPO 검토 배경 공개

공시 직후 SK하이닉스는 공식 뉴스룸을 통해 솔리다임의 IPO 추진 배경과 철회 사유를  공개했다. 회사 측은 무엇보다 이번 상장 추진의 본질이 '미국 내 신규 반도체 팹(Fab) 투자 재원 마련'에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뉴스룸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 신규 팹을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현재 보유 중인 생산 시설만으로는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에 캐파(생산능력)의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설비 증설 자금을 조달하고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실현하기 위해 자체 직접 투자뿐 아니라 외부 자본 유치(IPO)를 포함한 다각도의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검토해 왔다.

사측은 "외부 자본을 조달할 경우 SK하이닉스의 연결 현금흐름 부담을 덜어내 시설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모회사의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력히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SK하이닉스 기업가치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솔리다임의 본질 가치를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아 모회사 주주들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셈법도 깔려 있었다.

◆ 금융시장 변동성과 '중복상장' 규제 압박…전략적 재평가 착수

그러나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 견조한 사업 실적과는 별개로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광범위한 조정을 겪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와 당국의 거센 '중복상장(쪼개기 상장)' 우려도 결정적 분기점이 됐다. 앞서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핵심 알짜 자회사를 분리 상장해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이억원 금융위원장까지 솔리다임 상장 건이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방지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에 해당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모회사의 주주보호 의무를 강력히 주문했다.

결국 SK하이닉스는 변동성이 극대화된 자본시장 환경 속에서 굳이 규제 리스크와 주주들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상장을 강행하는 것이 '기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은 솔리다임의 성장 전망이나 시설 투자 필요성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반도체 주가 흐름과 금융시장 변동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현시점에서는 IPO 외의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주주가치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 "투자 시기·규모 재조정"…자체 역량 활용한 생산능력 확충 지속

비록 IPO와 프리IPO 계획은 백지화됐지만,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솔리다임의 경쟁력 강화 작업은 멈추지 않는다. 최근 솔리다임은 고용량 QLC 기반 기업용 SSD(eSSD)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과 관련해 투자 시기와 규모,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을 원점에서 재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 호황을 바탕으로 모회사의 펀더멘털과 현금 창출 능력이 탄탄한 만큼, 무리한 외부 지분 희석 없이도 단계적인 생산능력 확충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솔리다임의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여전히 회사의 핵심 우선순위"라며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며 안정적인 투자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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