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주요 건설사들이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수익성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대형사부터 중견사까지 보유 주식 정리에 동참하며 주주환원 기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주요 상장 건설사들이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다. 건설 불황에 따른 수익성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힘쓰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상장 건설사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아이에스동서, 계룡건설 등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 보통주 780만7563주를 태웠다. 소각 금액은 소각 주식 수에 소각일 종가를 적용해 산출한 약 1조9792억 원이다. 이번 소각은 보유 자기주식 전량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이 정책에는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삼성물산은 앞선 2024년에는 796만7398주(1조1886억 원)를, 2025년에는 780만7563주(1조64억 원)를 각각 소각했다. 2017년부터 3개년 단위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 온 삼성물산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면서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건설도 지난달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2만1918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금액은 약 4억2631만 원이다. 대우건설은 앞선 3월에도 471만5000주 규모 보유 주식을 정리한 바 있다. 올해 소각 주식 수는 총 473만6918주로, 소각액은 약 1150억 원이다.
대형사뿐 아니라 중견사들도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룡건설은 이달 보통주 자사주 1만2760주를 소각했다. 1주당 액면가액은 5000원으로, 소각 금액은 약 2억7000만 원이다. 이밖에 IPARK현대산업개발의 지주사 HDC도 지난 15일 보유 자사주 1024만20주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341만3340주를 정리했다. 소각 이후 발행주식 수는 5974만1721주에서 5632만8381주로 감소한다.
자사주 소각은 주당 지표를 개선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낳는다. 주식 수가 줄면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지분율이 상승하고, 주당순이익(EPS) 등 지표가 개선돼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활용된다.
소각이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개정 상법에 따른 제도 변화 등이 꼽힌다. 정부의 밸류업 기조와 자본시장의 주주환원 요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정 상법으로 자사주 소각이 원칙이 되면서, 건설사들도 주주환원 정책을 경영 과제로 다뤄야 하는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은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3월 6일 공포와 함께 시행됐다.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을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 전부터 보유한 자사주는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처분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 등 예외적으로 자사주를 보유·처분하려면 관련 계획을 세워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어떻게 설계하고 지속할지가 시장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