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사 교섭 재개를 앞두고 상호 존중과 신뢰 회복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교섭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유예 기간 중에도 노조가 대화를 요청하면 언제든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3일 업계에 따르면 금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협의가 사측의 제안으로 연기됐다. 사측은 노조의 교섭위원 교체 요구와 파업 예고, 교섭 재개 전부터 이어진 대외 압박 등이 정상적인 협상 환경을 저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교섭을 중단하거나 협상을 거부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합의점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 “교섭 거부 아닌 신뢰 회복”…실질적 협상 환경 조성에 방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교섭 연기의 배경으로 노조의 교섭위원 교체 요구와 쟁의행위 관련 압박 등을 들었다. 사측은 교섭이 재개되기도 전에 협상 결렬과 파업 가능성이 부각되고 상급단체를 통한 교섭권 위임 및 쟁의 집중 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노사 교섭은 양측이 협상 주체로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기본적인 전제 없이 교섭 일정만 진행할 경우 형식적인 논의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 전부터 불필요한 갈등과 대외 압박을 줄이고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특히 사측이 제안한 2주간의 유예는 교섭을 무기한 미루겠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뢰 회복을 위한 시간을 확보한 뒤 보다 실질적인 협상으로 나아가자는 취지다. 노조의 요구사항을 논의할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교섭 과정에서 상호 존중이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사측 입장에서는 교섭의 속도보다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대립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일정 진행보다는 갈등 요인을 정리하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노사 관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유예 기간에도 대화 가능”…협상 재개 의지 유지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1게이트 정문 앞에서 열린 노조 결의 대회 모습. /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교섭 일정을 2주 연기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 노조가 유예 기간 중이라도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교섭을 요청한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교섭 재개 시점을 특정 날짜에만 한정하지 않고 노사 간 협의 의지에 따라 조기에 논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 것이다.
반면 노조는 사측의 교섭 연기 제안을 사실상 교섭 파기로 규정하고 쟁의 준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노조가 조기 교섭 재개를 요청할지, 예고한 직종별 파업을 구체화할지가 노사 관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사측은 교섭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상호 존중과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교섭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경우 협상 자체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노사가 대화의 본래 취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노조의 대응과 교섭 재개를 위한 실무 논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진정성 있는 논의를 기대하며 교섭 재개 일정을 잡았으나 노조가 교섭을 재개하기도 전에 한노총 교섭권 위임과 쟁의 집중 언급, '결렬 시 파업' 보도 확산, 무단 집회 실명 폄하로 정상적인 대화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대화 이면으로 파업과 언론 보도, 상급단체를 활용한 압박을 병행하는 환경에서는 실질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기에 2주간의 신뢰 회복 시간을 제안한 것이며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요청한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