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29억 뷰 원작에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이 뭉쳤다. 디즈니+가 내놓은 K-로맨스 판타지 ‘재혼 황후’가 예정일보다 하루 먼저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웹소설과 웹툰에서 검증된 ‘로판’의 문법이 실사 시리즈에서도 통할지 시험대에 오른다.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 황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조수원 감독과 배우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이 참석했다.
동명의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재혼 황후’는 동대제국의 완벽한 황후 나비에(신민아 분)가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 분)에게 빠진 황제 소비에슈(주지훈 분)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이를 수락하는 대신 서왕국 왕자 하인리(이종석 분)와의 재혼 승인을 요구하며 벌어지는 로맨스 판타지다.
원작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약 29억7000만 회를 기록했다. 메인 예고편은 공개 48시간 만에 글로벌 누적 조회수 1300만 회를 넘어섰고,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상영 역시 전석 매진됐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 포스터. /사진=디즈니+ 제공
▲ 하루 앞당겨 문 연 황실…“전 세계 반응 궁금”
당초 ‘재혼 황후’의 공개일은 오는 4일이었다. 그러나 제작발표회 당일인 이날 오후로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1~4회를 먼저 선보이고 이후 매주 수요일 2개 에피소드씩 총 10회를 공개한다.
조수원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반응이 좋아 기대감도 크고 많이 떨린다”며 “가장 궁금했던 것은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됐을 때 어떻게 봐주실지였다. 제작발표회 당일 오픈하게 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영 역시 “예상보다 하루 빨리 공개하게 돼 긴장되고 기대된다”며 시청자 반응을 기다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미 원작 팬덤과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사전 관심은 확인했다. 공개 시점까지 당기면서 이제 시선은 ‘재혼 황후’가 서양풍 로맨스 판타지라는 장르를 실사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했는지에 쏠린다.
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 배우 주지훈, 신민아. /사진=디즈니+ 제공
▲ 신민아·주지훈·이종석·이세영…사랑과 욕망으로 얽힌 네 사람
이야기의 중심에는 나비에, 소비에슈, 하인리, 라스타가 있다. 각자의 사랑과 선택, 욕망이 맞물리면서 황실의 균형이 무너진다.
신민아가 연기하는 나비에는 동대제국의 황후다. 남편의 배신과 이혼 통보 앞에서도 황후로서 품위를 지키지만, 결국 자신의 운명을 직접 선택한다. 그는 “황후라는 무게감 때문에 감정 변화가 크게 보여져서는 안 되지만 한 여성으로서 새로운 사랑에 빠지고 선택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드려야 했다”며 “황후와 인간 나비에의 감정 사이에서 선을 잘 타려고 했다”고 밝혔다.
주지훈은 황제 소비에슈로 분한다. 새로운 사랑에 빠지면서 오랜 시간 곁을 지킨 나비에에게 상처를 주고 황실 전체를 흔드는 인물이다. 그는 소비에슈를 “자기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면서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가 된다는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 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사화 과정에서는 황제의 후사 문제 등 소비에슈 나름의 논리를 살리면서도 나비에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작품의 방향을 벗어나지 않도록 고민했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소비에슈를 향해 관객들의 분노가 쏟아진 데 대해서는 “작품만 재미있게 보신다면 마음껏 욕하셔도 좋다”며 “저로 인해 분노를 표출해 속이 시원하시다면 배우로서 만족한다”고 웃었다.
이종석은 서왕국 왕자 하인리로 나선다. 다정하고 여유로운 모습 뒤에 비밀을 감춘 채 나비에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간다. 하인리에게는 신비로운 새 ‘퀸’으로 변신하는 설정도 있다. 이종석은 자신의 몸짓과 특징이 CG 캐릭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작진과 논의를 거쳤다. 특히 새에서 사람으로 처음 변하는 장면을 중요한 설정으로 보고 조 감독에게 준비 시간을 더 요청할 만큼 공을 들였다.
이세영은 도망 노예 출신 라스타를 맡았다. 황제의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삶을 얻지만, 처음 손에 넣은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욕망이 점차 커지는 인물이다. 그는 “밉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랑스러운 악역이라 매력적이었다”며 “라스타는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욕망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 안의 순수함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 배우 신민아. /사진=디즈니+ 제공
▲ 독일 궁전·체코 거리까지…‘로판’을 현실에 옮기다
배우들의 연기만큼 중요한 것은 상상 속 제국을 실제 공간으로 옮기는 일이었다. 한국 배우들이 서양풍 황실에서 한국어로 연기하는 만큼 공간이 설득력을 잃으면 작품의 세계관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독일과 체코 등 유럽 현지 로케이션을 택했다. 동대제국 황실의 주요 공간은 독일 슐라이스하임 궁전에서 촬영했고, 체코 크로메리츠 정원도 작품 속 황실 공간으로 활용했다. 체코 쿠트나호라에서는 유럽의 오래된 거리에 한국어 간판을 단 상점을 배치했다. 기존 건축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 속 언어와 생활상을 덧입혀 ‘재혼 황후’만의 거리를 만들었다.
조 감독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로 ‘공간’을 꼽았다. 그는 “인물들이 움직이는 공간이 진짜 같은 느낌이었으면 했다”며 “미술과 VFX 관련 자료를 많이 보고 헌팅도 많이 다녔다. 슐라이스하임을 발견했을 때 우리 인물들이 이곳에서 재미있게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의상과 헤어스타일 역시 인물과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장치가 됐다. 신민아는 “의상과 헤어를 계속 바꾸고 황후의 위엄을 외적으로도 보여줘야 했다”며 “불편함과 부담도 있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시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 배우 주지훈. /사진=디즈니+ 제공
▲ 29억 뷰 팬덤 넘어 글로벌로…K-로판 통할까
‘재혼 황후’는 시작부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원작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약 29억7000만 회를 기록했고, 네 주연 배우의 캐스팅 역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석 매진과 메인 예고편 공개 48시간 만에 기록한 글로벌 누적 조회수 1300만 회도 높은 사전 관심을 보여준다.
반면 서양풍 황실을 배경으로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연기하는 로맨스 판타지는 국내 실사 시리즈에서는 아직 낯선 장르다. 원작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황제와 황후, 왕자와 노예의 세계를 실제 배우와 공간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했는지가 관건이다.
주지훈 역시 작품을 처음 접했을 당시 “저에게는 굉장히 생소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과연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가 고민했다”며 “나의 선입견이었던 것 같다는 걸 깨닫게 될지, 입맛에 맞을지는 저도 오늘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낯선 세계관을 현실적인 공간과 인물의 감정으로 설득하는 쪽을 택했다. 실제 유럽의 궁전과 거리를 배경으로 삼고, 배우들은 각자의 선택에 나름의 이유와 감정을 쌓아 원작 속 인물들을 실사 캐릭터로 옮겼다.
이제 확인할 것은 29억 뷰 원작의 팬덤이 영상 콘텐츠의 흥행으로도 이어질지다. 조수원 감독은 “제일 궁금했던 지점은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됐을 때 어떻게 봐주실까 하는 것이었다”며 “많이 떨린다”고 말했다.
예정보다 하루 먼저 문을 연 ‘재혼 황후’가 한국 콘텐츠의 외연을 K-로맨스 판타지까지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 배우 이종석(위), 이세영. /사진=디즈니+ 제공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