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고승덕 등 자녀문제로 치명타, 리더들 자녀윤리및 공민교육 신경써야

'정몽준 고승덕에 이어 남경필까지...'

아들과 딸들이 아버지의 큰 꿈을 가로막는 대참사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유력정치인들이 수신제가를 못해 정치인생에서 최대위기를 맞고 낙마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국민의 생각이나 감정과 동떨어진 생각으로 아버지의 대권꿈과 정치인생을 그르치게 만들기도 한다. 부자 또는 부녀간의 갈등과 증오가 아버지의 정치가도에 고춧가루를 뿌리기도 한다. 군대에 간 아들이 후임을 폭행해서 정치인 아버지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도 한다.  불효자도 이런 불효자가 없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 아들이 철원군 중부전선 의무부대에서 근무중 후임 병사를 폭행했다. 심지어 지퍼부근을 발로 차는 등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군당국은 남지사 아들을 조사중이다. 실로 충격적이다. 지금은 모 전방부대에서 일어난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으로 군내 폭행과 폭력, 사적 린치가 온 나라를 뒤집고 있는 상황이다.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을 앓는 관심병사들의 자살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뒤숭숭한 상황속에서 남경필 지사 아들의 후임병사 폭행은 국민들을 분노케하고 있다. 고위층 자제의 일탈된 행태가 다시금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이런 만행이 일어나냐"고 개탄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지사는 정치인생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6.4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김진표 전의원을 가까스러 누르고 당선돼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경기도정을 이끌어가고 있는 참이다. 성공적인 경기도정을 통해 차기 대권에 대한 꿈도 키워가고 있다. 아들이 아빠의 꿈을 무참히 짓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빠의 대권가도에 가시와 돌들을 뿌려댄 격이다.

네티즌들은 난리다. 당장 도지사에서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권꿈은 물건너갔다고 비아냥대는 네티즌들도 있다. 일부에선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 사회 리더답게 아들을 전방에 보내 병역의무를 다하는 것은 그런데로 평가할 만하다는 것.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군대를 가지 않은 것과 비교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남지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이 군복무중 일으킨 잘못에 대해서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점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썼다. 반성하고 뉘우친다고 했다.

대세는 남지사에 대한 비난일색이다. 남지사가 페이스북에 사과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당장 피해자와 가족에게 달려가 무릎꿇고 사과하라는 요구가 많다. 이런 상태에서 도정을 수행할 수 있느냐며 흥분하는 국민들도 많다.

   
▲ 남경필 경기지사가 17일 경기도청 기자실에서 중부전선에서 군복무중인 아들의 후임병사 폭행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남지사 아들은 현재 군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남지사로선 정치인생을 포기할지도 모르는 중대 고비를 맞았다. 경기도정을 이끈지 겨우 3개월만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지금은 눈이 다 내릴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눈내리는 중에 쓸어봤자 헛수고다.  국민적 분노가 가라앉을 때까지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아들의 폭력문제를 할 일 많은 아버지의 정치적 행보와 연계시켜 단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수신제가를 못한 것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는 모습이 피해자와 가족들, 그리고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군내 폭행문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이다. 아들의 폭행 및 성추행 혐의는 두고두고 남경필 지사를 괴롭힐 것이다. 남지시로선 최선을 다해 사과하고, 투명하게 아들문제를 처리하는데 힘써야 한다. 그래야 소중한 정치적 행보가 꺾이지 않을 것이다.
 

아들의 폭행쇼크는 그를 차기 대권구도에서도 멀어지게 할 수 있다. 2017년을 겨냥한 새누리당 후보군에서 도태될 수도 있는 엄중한 사안이다.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등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남경필 지사가 도정을 잘 이끌 경우 차기, 또는 차차기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김태호 의원 등도 경쟁자들이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들문제가 있다. 6.4지방선에서 서울시장후보로 나섰다가 돌연 아들이 페이스북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해 ‘미개하다’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아들의 펫북 글은 선거국면을 완전히 뒤바꿔놨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가 여론지지율에서 박원순 새민련 후보를 앞섰다가 아들의 어이없는 펫질로 인해 박후보에게 뒤지게 된 것. 아들의 펫북스캔들로 인해 사실상 선거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정몽준후보 아들의 펫질은 정후보에게 치명타를 안겼다. 20~30대 젊은층이 등을 돌리는 데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한 것. 정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된 후 진정성있는 눈물을 흘리며 서울시 유권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래도 일부 유권자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큰 표차이로 박원순후보에게 고배를 마셔야 했다.

행시 사시 외시 등 3관왕의 천재 고승덕 변호사는 6.4 지방선거 때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섰다가 전처소생 딸의 페이스북 글로 결정타를 맞았다. 고후보의 딸 고희경씨(미국명 캔디고)는 교육감선거가 막바지로 치닫던 중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교육을 방치한 사람은 서울시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고희경씨는 고 후보와 전처 박모씨(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딸)사이에 난 딸. 박모씨는 고씨와 이혼후에 미국으로 건너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고후보는 자신의 딸의 비난에 대해 경쟁후보의 공작정치라며 반격을 시도했다. 서울시 유권자들은 싸늘했다. 고희경씨가 아버지를 비난하기전까지는 고후보가 진보진영 조희연후보, 보수후보 문용린후보를 앞섰다. 딸이 매정했던(?) 아버지를 선거일 직전에 낙마시킨 것이다. 다 된밥에 코빠뜨린 셈이다.

조희연 후보는 아들덕을 톡톡히 봤다. 서울시 교육감선거에 만년 3위로 밀려있던 조후보는 아들이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훌륭한 사람이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고승덕 후보와 딸간의 갈등에 비추어 조희연 후보 아들의 아버지 칭찬은 20~30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조희연후보가 막판 대역전승, 꼴찌의 반란을 일으킨데는 아들의 SNS지원사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적 정치풍토에선 자식이 아버지의 정치인생과 대권가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으로 선거 때마다 혹독한 검증에 시달리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공자의 말씀이 지금처럼 정치인들을 두렵게 하는 말도 없다.
 

저출산현상으로 가정마다 한자녀가 대세가 되고 있다. 아들이나 딸 하나만 낳아서 애지중지 키우는 게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부모마다 외아들 사랑도 각별하다. 과도하게 자녀를 보호하는 것은 공직자에게 되레 독이 될 것이다. 공민교육이나 윤리교육을 소홀하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큰 꿈을 꾸는 정치인과 관료일수록 자식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솔선수범시켜야 한다. 부모에 대한 효성의 덕목을 가르치고,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민적 윤리교육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자가 극찬한 증삼같은 효자를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 사회 리더들은 자녀들이 최소한 자율 자조 책임정신을 바탕으로 배려와 헌신 소통 타인존중의 정신을 갖도록 힘써야 한다.[미디어펜=이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