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은 ‘청년에게 직면한 문제’라는 공감...대자보 대학가에 확산

[미디어펜=김규태기자]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대학생 청년들의 문제의식이 높아만 가고 있다.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청년들의 비판어린 생각은 그것이 미래세대인 젊은이들에게 갖는 의미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메꾸기 위한 보전금은 전적으로 세금으로 충당되며, 이는 향후 청년 대학생 및 초중고 학생들을 비롯한 미래세대가 감당해야 할 빚이라는 문제의식이다. 공무원연금개혁을 둘러싸고 현재 여야 및 공무원단체 간에 벌어지고 있는 줄다리기는 연금개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공무원연금개혁이 ‘청년 앞에 직면한 문제’라는 공감이 대학가에 확산되고 있다.

   
▲ 서울․대전․전주 20여개 대학에 공무원연금개혁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청년 미래세대가 메꿔야 하는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금의 실상을 알리고 공무원연금개혁을 촉구하고자 해당 대자보를 올렸다. 사진은 건국대학교에서의 대자보 모습. /사진=한국대학생포럼

지난 8일 서울 숙명여자대학교에 붙은 대자보를 시작으로 10일에 이르기까지 서울 지역 19개 대학교(숙명여대,연세대,서강대,홍익대,숭실대,서울대,중앙대,동국대,성신여대,고려대,경희대,한국외대,경기대(충청로캠퍼스),성균관대(서울캠퍼스),서울시립대,국민대,한양대,건국대,이화여대) 등 서울 시내 각 대학교 곳곳에 “공무원연금개혁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11일에서 12일 간 주말 동안에도 전북대학교에 동일한 취지의 대자보가 붙었다. 그리고 대전에 위치해 있는 중부대학교에서도 공무원연금개혁 촉구를 바라는 대자보가 올라가기도 했다.

대자보를 붙인 청년 대학생들은 한국대학생포럼 소속 대학생들이다. 한국대학생포럼(이하 한대포)은 시장경제체체와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국가안보 가치를 공부하고 전파하는 대학생 비영리단체다.

   
▲ 서울․대전․전주 20여개 대학에 공무원연금개혁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청년 미래세대가 메꿔야 하는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금의 실상을 알리고 공무원연금개혁을 촉구하고자 해당 대자보를 올렸다. 사진은 숙명여자대학교에서의 대자보 모습. /사진=한국대학생포럼

한대포는 2014년 하반기부터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8일부터 릴레이로 올라간 공무원연금개혁 대자보는 그 노력의 일환이다. 한 대포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청년들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대포가 각 대학교에 게재한 대자보 전문은 다음과 같다.

대학생 여러분, 관심 갖고 목소리 냅시다!

- 공무원연금개혁은 취업만큼이나 절박한 청년문제입니다 -

우리 대학생들, 몹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합니다. 죽기 살기로 노력해보지만 성적 장학금을 타는 것은 여간 녹록치 않습니다. 하지만 청년 시절의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기에 값지게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내가 노력한 만큼 그 보상이 돌아오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즈음 점점 그 노력에 따른 보상이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취업을 한다고 해도 세금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그리고 각종 연금에 들어가는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지금 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우리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공무원연금개혁>이 국회의원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만 급급한 습성으로 인해 또다시 미뤄졌습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들의 텃밭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의 눈치를 보느라 기간 제한 없이 논의를 하자며 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거부했습니다. 올 중순이 넘어가면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인들이 500만의 표를 잃을 것이 뻔한 공무원연금개혁에 손을 댈까요? 공무원연금개혁 논의는 다시 물밑으로 가라앉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에 주목하고, 우리 청년의 미래를 위해 분노해야 할 때입니다. 왜 그래야 하냐구요?

공무원연금법 제69조에 따르면 부족한 연금지불액은 국민의 세금으로 채워야 합니다. 우리의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요. 기대수명은 공무원연금이 처음 재정되던 당시인 1960년대보다 2015년 현재 무려 20세가 늘어났습니다.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어가야 할 20년 후인 2035년에는 기대수명이 10년 더 늘어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지금 추세대로라면 공무원연금 적자액이 216조에 달하게 됩니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납세자 1인당 부담액은 현재만 하더라도 21만 6천원입니다. 5년 후인 2020년에는 46만 5천원으로, 그야 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부담액이 늘어납니다.

물론 공무원이 다른 직종에 비해 더 많은 제약을 갖고 생활하며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사실입니다. 공무원 연금의 설립 목적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공직에 근무하는 동안 오직 나라에만 봉사 하라, 대신 공직에서 물러나면 연금으로만 생활이 가능할 수 있게 배려하겠다.”입니다. 우리보다 많은 세금을 내고 투잡도 가질 수 없으며 정치적 중립성을 가져야 하는 공무원에게 무조건 “희생하라”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많은 연금이 수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33년차 공무원은 퇴직 후 월 313만원의 연금을 받습니다. ‘수입 대비 낸 세금에 비해 돌려받는 금액’이 2.4배라는 것입니다.

한편 논의와는 별개로 좌편향 정치집단화 되어 있는 전교조나 전공노 소속 공무원들이 과연 공직자의 의무인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왔는지 저희 대학생들은 너무나도 의구심이 듭니다. 이들은 지난 3월 28일 토요일, 여의도에서 5만여명이 집결해 “공무원연금 사수”의 깃발아래 모였습니다.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불통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아니요. 지금까지 5번의 개혁이 있었지만 보여주기식 개혁이었습니다. 제대로 개혁되지 못한 연금폭탄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이번 정부가 총대 맨 것입니다. 여야와 정부, 공무원들의 모든 이야기를 수렴하기 위해 국회에 90일 시한으로 국민대타협기구가 만들어졌으나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 하고 끝났습니다. 전공노로 대표되는 공무원 정치집단에서 대화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며 새민련이 그들의 눈치만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치권력의 잘못 된 정치에서 키를 잡고 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해 온 것은 늘 우리 대학생들의 역할이었습니다. 공무원 연금개혁에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관심만으로도 ‘대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청년이 숨 쉴 여유 갖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공무원연금은 개혁되어야 합니다.

한국대학생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