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최근 ‘팩스 입당’ 사실이 알려져 해당행위 논란을 빚고 있는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목적을 위해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윤리성까지 완전히 무시하는 면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자신이 목격한 김 전 국정원장의 지난 8월 입당 후 행보에 대해 밝히면서 “약간 지금은 측은함까지 들 정도로, 왜 저렇게까지 꼭 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김 전 원장은 하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 기장군 출마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지난달 말 지역구를 찾았을 때 김 전 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며 “조금 의아한 점이 있었다. 특히 ‘김만복 행정사’ 팜플렛이 축제 때 수천 장이 뿌려져 있었다. 그때도 (김 전 원장은) 분명히 저한테는 출마 안 한다고 했었다”면서“출마를 안 하는데 왜 이렇게 행정사 팜플렛을 뿌리나 (의아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전 원장의 입당 사실을 몰랐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저뿐만 아니라 제가 지역에도 확인을 했다. 김 전 원장이랑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친구분들이나 여러 정치적으로 가까운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한테 일일이 확인을 했는데도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입당을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답변했다.

하 의원은 김 전 원장이 전날 해명자료에서 ‘입당 사실을 언론 보도(올해 11월5일)를 통해 알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신문 기사가 나오기 일주일쯤 전 공항에서 부산 출신의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 자기가 ‘새누리당 당원이다’라고 이야기를 한 게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자동이체는 모를 수도 있고 문자가 와도 안 볼 수도 있으니까 그건 다 모를 수 있다 치더라도 본인 입으로 이야기한 것을 모를 수는 없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김 전 원장을 이번에 보면 목적을 위해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윤리성까지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상당히 놀랐다.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생각 안 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김 전 원장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시사한 것에 대해선 “아마 결국 출마를 포기할 것”이라며 “지금 여론이 너무 나빠져 있기 때문에 본인은 안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은 출마하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김 전 원장의 10·28 재보궐선거 당시 행보 등은 당헌 당규에 따르면 명백하게 제명에 해당하는 사유라면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서 제명 이하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당은 이날 윤리위를 열고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한편 하 의원은 새누리당이 김 전 원장에게 입당을 권유, 이른바 ‘북풍’ 공작에 이용하려 했다는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 “야당을 보면 사건만 나면 괴담을 만들어 유포하는 경향이 있다. 이 원내대표도 괴찾사(괴담을 찾는 사람) 대열에 합류했다”며 “한 당의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런 식으로 괴담 유포하시면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