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중심으로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아이슬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의 신보 'Opus 109 – Beethoven·Bach·Schubert'가 오는 2025년 11월 21일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발매된다. 이번 앨범의 중심에는 베토벤 후기에 탄생한 걸작, 피아노 소나타 30번 E장조(Op. 109)가 자리한다. 올라프손은 이 작품을 여러 시대를 잇는 음악적 대화 속에 배치해, 피아노 문헌의 이정표라 할 수 있는 작품에 이르는 음악적·역사적 계보를 빛나는 방식으로 추적한다. 

올라프손은 2023년에 발표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앨범으로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클래식 기악 솔로, Musical America 올해의 기악 연주자, OPUS KLASSIK 베스트셀러상, 독일 비평가협회 애뉴얼 어워드 등을 수상하며 호평 받았다. 

또한 2024년 11월, 그의 누적 스트리밍 수가 10억 회를 돌파하였으며, 시즌 내내 이어진 90회가 넘는 월드투어에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 아이슬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의 신보가 화제다./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그는 독창적인 프로그램 구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 앨범에서 바흐와 슈베르트의 작품, 그리고 베토벤의 비교적 이른 시기에 쓰인 ‘피아노 소나타 E단조(Op. 90)’를 함께 담아 각 작품 사이의 연결성과 대비를 드러낸다. 

올라프손은 이번 앨범의 기획의도에 대해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존재감을 가장 영감 넘치게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인 베토벤의 마지막 세 개의 소나타(Op. 109, 110, 111)에 마음이 끌렸다. 하지만, 이 세 개의 위대한 후기 소나타를 하나의 앨범에 담는, 오래된 정석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반대로 한 작품을 프로그램의 ‘중심축’에 놓아보면, 그 작품의 궤도를 자유롭게 여행하며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그 세계 안에서 다른 작품들과 마주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고 전했다. 

앨범은 짧은 바흐의 작품들로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첫머리는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의 E장조 프렐류드, 마지막은 프랑스 모음곡 E장조의 사라반드로 마무리된다. 앨범 전체가 장조와 단조를 오가며 ‘E’라는 하나의 조성 안에 놓이게 되는데, 공감각(synaesthesia)을 지닌 올라프손에게 이 조성은 풍부하고 생동감 넘치는 녹색의 스펙트럼으로 가득한 세계를 의미한다. 

이번 앨범에서 올라프손은 개념적 중심축을 이루는 작품으로 베토벤의 두 소나타(Op. 109와 Op. 90)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E단조 D.566를 꼽았다. 또한 테마와 변주 형식으로 구성된 Op. 109의 피날레가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대한 뚜렷한 오마주라고 전했다. 그는 “두 작곡가 모두 결국 바흐와 마주합니다. 위대한 작곡가라면 누구나 그렇듯이요”라며 그의 음악적 세계관을 보여주었다.

앨범에는 파르티타 6번 E단조도 담겼는데, 마지막 파르티타에서 형식의 한계를 시험하고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베토벤의 Op. 109와 강렬한 공통점을 지닌다. 올라프손은 베토벤의 두 악장으로 구성된 피아노 소나타 E단조(Op. 90) 도 앨범에 담았는데, 이는 Op. 109의 중요한 선행작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곡의 첫 악장이 지닌 친밀하고 순간적인 정서, 그리고 두 번째 악장의 따뜻하고 울림 깊은 성격이 후기에 이르는 베토벤의 길을 미리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이 소나타가 젊은 프란츠 슈베르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강조했다.

올라프손은 베토벤의 Op. 90과 함께 슈베르트 초기의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 피아노 소나타 E단조 D.566을 나란히 배치했다. 그는 이 곡이 슈베르트가 20세에 작곡한 작품이며, 그동안 일반적으로 여겨져 왔던 ‘미완성(fragment)’이 아니라 베토벤 Op. 90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이라고 해석했다.

오는 11월 21일 전세계 발매되는 'Opus 109'는 모든 가능한 포맷으로 유니버설뮤직을 통해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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