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네프의 연인들', 눈을 사로잡는 황홀한 비주얼의 부활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90년대를 사로잡은 세기말의 미친 사랑, '퐁네프의 연인들'이 재개봉을 앞두고 여러 겹의 감정을 엿볼 수 있는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레오스 카락스의 심장과도 같은 작품 '퐁네프의 연인들'의 공개된 예고편 전반부는 시끄러운 자동차 엔진음으로 시작된다. 갑작스런 파열음과 함께 길 위에 쓰러진 남자를 발견하는 여자. 강가에서 둘은 서로의 이름을 나눈다. 남자는 알렉스 여자는 미셸. 서로의 이름이 오가며 정적은 깨지고 알렉스가 불을 내뿜으며 거리의 쇼를 펼치는 사이 미셸은 경이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이어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거대한 폭죽 아래 광기 어린 춤을 추며 질주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비루한 현실마저 집어삼키는 압도적인 해방감을 선사하며, “여러 겹의 황홀감으로 반짝이는 영화”라는 CNN의 찬사처럼 찬란하기 그지없다. 

   
▲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의 메인 예고편 중에서. /사진=엠엔엠인터내셔널(주) 제공


중반부로 넘어가면 예고편은 사랑의 환희 이면에 가려진 불길하고도 절박한 정조를 비춘다. 총소리와 함께 지하철역 곳곳에 붙은 미셸의 실종 벽보, 화염에 휩싸인 차, 그리고 어두운 터널 속에서 날카롭게 울려 퍼지는 현악기의 선율은 두 사람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암시한다. “사랑엔 침대가 필요해, 네 인생에 그런 건 없어!”라는 가슴 아픈 현실 조언은 과연 이들의 위태로운 사랑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후반부에는 파도가 치는 해변과 눈 덮인 퐁네프 다리의 서정적인 풍경이 교차한다. 시력을 잃어가는 절망 속에서 “내 머릿속에 남을 마지막 이미지는 너야”라고 전하는 미셸의 애절한 고백과, 눈 오는 날 서로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얀 코트를 감싸 쥔 아련한 눈빛의 청아한 줄리엣 비노쉬의 자태는 90년대 첫사랑의 이미지로 앞으로도 계속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격정과 아름다움, 그리고 상상력이 넘쳐난다!”라는 찬사와 “모든 것을 건 눈부신 걸작”이라는 LA타임즈의 한줄평과 함께, 4K 리마스터링으로 재탄생한 이 전설적인 로맨스가 스크린 위에 어떤 눈부신 기적을 그려낼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퐁네프의 연인들'은 시력을 잃어가는 화가 미셸과 다리 위에서 불을 내뿜는 쇼를 하며 살아가는 노숙자 알렉스의 지독한 사랑과 찬란한 해방을 그린 영화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와 더불어 ‘청춘 3부작’을 완성하는 초기 레오스 카락스 감독 필모그래피의 심장과도 같은 작품이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자 지금은 연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퐁네프 다리와, 프랑스 혁명 200주년의 화려한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강렬한 색채와 신체의 움직임만으로 서사와 감정을 폭발시키는 카락스 특유의 영화적 문법이 정점에 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91년 칸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평범함이 난무하는 시대의 진정 영화다운 영화”(더 타임즈), “순수하고 즉각적인 감정으로 흘러넘치는 영화”(르몽드) 등의 극찬을 받았다. 

다채로운 시각적 황홀함과 감성을 집약한 메인 예고편을 공개한 '퐁네프의 연인들'은 오는 28일 개봉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