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장단, 산업 현장서 VR 활용 관련 토론
"가상현실(VR) 시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플랫폼, 양질의 콘텐츠라는 세가지 축이 다 발전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에코 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고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삼성사장단은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협의회에서 각 산업별 VR의 활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기어 VR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 삼성 수요 사장단 협의회에서 사장단이 가상현실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기어 VR'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삼성전자


이날 강의는 삼성전자의 VR 전문가인 구윤모 무선사업부 전무 맡았다. 강연에서 구 전무는 VR의 시장동향과 활용기회, 그리고 삼성전자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은 2014년 VR 업체인 미국 오큘러스와 제휴, 지난해 11월 VR 헤드셋 삼성 기어 VR을 국내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갤럭시S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연동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구 전무는 "작년에 10월 오큘러스 커넥트에서 발표했을 때의 열광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오큘러스를 포함해 다양한 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IT업계 주요 경쟁사 동향을 보면 인수나 투자, 인력 확보 등을 통해 VR시장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로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등 IT 업체들은 다양한 방향으로 VR에 투자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말 가상현실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카드보드’를, 애플은 이달 초 아이폰과 호환 가능한 VR 헤드셋 '뷰마스터'를 출시했다.

구 전무는 삼성전자가 가상현실 사업을 시작한 포인트는 스마트폰 단말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가 생기면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 이외로 넓힐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VR을 의료 및 바이오 산업에 적용할 경우에는 의료기기를 만드는 공장 모습을 찍어 잠정적인 투자자에 보여줄 수 있다. 또한 고소공포증 치료용 목적으로 낮은 높이부터 점점 높은 곳의 가상현실 체험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교실 내에서 실제로 현장을 찾은 것과 같은 학습하는 등 교육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어VR을 갖고 사장단들도 본인이 맡은 영역에서 가상현실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하고 이같은 질문이 이어졌다고 구 전무는 설명했다.

   
▲ 구윤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가 17일 오전 VR관련 브리핑에서 VR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미디어펜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기어VR을 체험한 후 "우리 사업에 응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어VR 가능성을 전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미래지향적", 정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콘텐츠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반도체에 대해서도 기회가 많을 것 같다"며 "전체 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으며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안전교육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며 기어VR 적용과 관련해 기대감을 보였다.

삼성 사장단이 삼성전자의 기어VR의 대한 강연을 듣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진 것은 그룹 차원에서 가상현실을 중요한 미래사업으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VR기기에 대한 관심은 크다. 지난해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 만나 VR기기 관련 협력강화를 논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VR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성을 지녔다"며 "기기뿐 아니라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해 시장을 선점하라"고 임원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기기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와 모바일 액세서리, 헤드셋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인핸싱팀을 지난해 무선사업부 산하에 신설하기도 했다.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지난해 말 VR 컨텐츠 제작으로 유명한 바오밥스튜디오에 600만 달러(약 72억원)의 투자금액을 집행, 삼성전자의 미국 법인은 뉴욕 사무소에 'VR 영화 스튜디오'를 만들 계획이다. 바오밥스튜디오는 VR 기기를 이용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곳이다.

한편 이달 말 열리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는 VR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S7와 VR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360도 카메라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 전무는 가상현실과 갤럭시S7와 관련해 "당장 신제품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없지만 삼성전자 언팩 행사부터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