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한파도 잠시 "정부가 과천 살렸다"
[미디어펜=이시경 기자]"과천 출신이 과천시를 다시 살렸다"
 
과천시 별양동 R공인중개사는 "정부가 양재·우면 연구개발특구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상담 전화가 급증했다"며 반색했다.

   
▲ 10년만에 과천재건축의 부활을 알리는 삼성물산의 과천 7-2단지 래미안 일반분양이 5월 예정이다./미디어펜DB

"완전 반전이다"는 그는 "과천 재건축시장이 다른 곳보다 겨울잠에서 먼저 깨어날 것"이라고 상기된 표정이다.

"올 겨울 힘들었다"는 그는 올들어 매매계약서를 한 건도 써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과천의 10개 재건축예정단지의 지난달 매매는 단 6건. 지난해 1월 25건 거래에 이어 10월까지 활기를 보인 것과는 딴판이었다.

과천재건축시장이 한 겨울 일시 한파를 벗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다. 모멘텀은 양재·우면 연구개발특구개발계획이다. 일시 주춤했던 시장이 봄을 앞두고 생기가 되살아나는 과천 모양새다.

정부청사 이전 전후 3년 가까이 숨을 죽이던 과천 재건축시장은 지난해 거래가 증가하면서 회복세로 반전했다. 매매가격이 최고 10% 가까이 오른 단지도 나왔다.전세는 품귀였고 하루가 다르게 뛰었다.

▲삼성 래미안 5월 분양성적 '초미 관심'

연구개발특구 소식에 고무적인 과천재건축시장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될까. 과천 부동산시장은 오는 5월 삼성물산이 선 보이는 7-2단지(543가구)에 주목하고 있다. 7-2단지의 일반분양분의 성공여부가 관리처분계획을 수립중인 1·2·6·7-1 등 4개 단지의 시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래미안의 과천 별양동 7-2 재건축 분양은 10년 만이다. 과천 재건축은 지난 2007년과 11단지(래미안에코펠리스)와 2008년 3단지(래미안슈르) 등 2개 단지의 입주 이후 금융위기와 정부청사의 세종 이전 등의 악재로 사업추진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2개 단지 재건축이 시범사업이었다면 나머지 10개 단지는 사업진척도에 따라 2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 사업은 7-2를 비롯해 내년까지 착공예정인 5개 단지로 모두 7700여 가구(기존 주택 5066가구)가 지어지고, 이어 안전진단을 통과한 4·6·8·9·10 등 5개 단지에 7000가구(기 주택수 4662가구)의 건립사업이 2단계로 추진될 예정이다.

과천은 올들어 매매는 뜸하나 전월세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7-2를 제외한 4개 단지의 이주를 앞두고 입주 전 이주 수요가 폭발적이다.

   
▲ 봄철을 앞두고 과천재건축이 10년만에 부활의 몸짓으로 기지개다./미디어펜DB


과천 전세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요동하면서 최고 60% 가까이 폭등, 매매가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섰다. 실제 래미안에코펠리스의 전용 84㎡의 1월 중 전세값은 7억2500만원으로 매매가(8억7000만원)의 83%까지 접근한 데 이어 래미안 슈르의 같은 주택형 전세는 5억3000만원으로 매매가의 90%수준에 거래됐다.

▲ 향후 이주 수요 1만 가구 ‘전월세 대란 심화’

지난달 16일 시공사가 동부건설로 선정된 12단지를 포함한 재건축 진행 단지들의 가구수를 모두 합하면 9828가구로, 이미 이주한 7-2단지를 포함해 향후 이주 수요는 1만 명에 가깝다.

S 부동산 관계자는 "과천의 전세값이 매매값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잠시 숨을 고르는 상황이다"며 "1단계 재건축사업의 하반기 본격 이주를 앞두고 전월세는 다시 한번 요동을 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과천 전세파동은 서울 강동구와 강남에서 보듯 재건축사업이 탄력을 받을 때 수반되는 일반 현상이다.

과천정부청사가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하면서 위기를 맞이한 과천 재건축은 과천청사 빈공간을 정부기관이 채우면서 기사회생됐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해석이다.

정부과천청사 건물에는 새 기관들이 입주를 모두 마친 상황이다. ▲경인식약청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법무부 ▲행정자치부 ▲서울지방중소기업청 ▲공정거래위원회 ▲정부민원안내콜센터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경인지방통계청 ▲교정본부 등이다.

Y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청사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할 때할 과천은 '맨붕'상태였다"며 "빈 청사에 공기업이 들어서고 재건축의 미래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과천 주공 재건축단지사업에 호재는 인근 양재·우면동 일대의 연구개발센터가 들어선데 이어 정부의 발표한 대단지 특구 개발계획이다.

B부동산중개사는 "우면동 삼성그룹의 삼성연구·개발(R&D)센터의 11월 개원이 과천재건축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정부의 양재·우면 R&D 특구 발표는 과천 재건축사업에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반겼다.

   
▲ 과천재건축이 올해 본궤도에 오르면서 기존 입주단지의 아파트값은 최고 10% 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래미안등 재건축 입주단지의 전세값은 최근 3년간 천정부지로 매매가의 90%까지 치솟았다./미디어펜


D 부동산 관계자는 "과천 재건축의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서초구 우면동과 양재동 일대 주거단지에 비해 우위에 있다"며 "양재·우면과 가장 가까운 단지는 8·9단지뿐만 아니라 6·7단지 등에도 외부인이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조언했다.

▲우면·양재 고소득 배후 단지 각광

S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 매매와 전세의 거래가 지난해 폭발, 과천 재건축의 부활을 예고하면서 시장에 활력이 돌았다"며 "재건축 입주단지인 3단지와 11단지의 전세값이 폭등하면서 매매가도 덩달아 올랐다"고 전했다.

실제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3단지의 '래미안슈르'는 전용 84㎡ 기준으로 지난해 2월 매매가가 평균 7억1500만원이었다. 두 달 뒤 4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매매가는 1년 뒤인 이달 기준 7억5000만원에 달했다.

11단지의 '래미안 에코팰리스' 역시 전용 84㎡ 기준 지난해 2월 매매가가 8억3500만원이었으나 이달에 8억7000만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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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천재건축 유망단지 옥석가리기

단지별 특징이나 유망단지에 대해서는 현지 부동산마다 조금씩 입장의 차이를 보였다.
F 부동산 관계자는 "과천 주공아파트가 몰려 있는 중앙동·부림동·별양동·원문동 일대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 지역이라 단지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며 "입주가 이뤄진 뒤 2~3년이 지나고 나면 입주민들 사이에 '몇 단지가 살기 좋더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과천의 재건축단지는 삼성물산의 7-2단지 일반분양을 시발로 모두 10개 단지에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총 공급물량는 1만5000가구에 달한다./과천시+업계 자료 종합


현지 부동산업계 중에 일부는 '1단지'와 '7-1단지'를 유망단지로 꼽았다. 2월 현재 1단지의 매매가는 전용 82㎡ 기준 9억500만원, 7-1단지는 9억2750만원으로 과천 재건축 단지들 중 단연 비싸다.

S부동산중개사는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1단지는 앞에 양재천이 흐르는 일명 '배산임수' 입지의 아파트로, 과천시 중앙에 몰려 있는 타 단지와 달리 쾌적성이 장점"이라며 "과천시가 분지지형이기 때문에 중앙에서 떨어진 외곽 단지의 공기가 좋다"고 말했다.

1단지의 가격이 높은 이유에 대해 N 부동산 관계자는 "1단지라는 숫자에서도 알 수 있듯 과천시내에서 시범단지의 성격을 지녀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며 "향후 재건축아파트의 시장 가격은 브랜드와 단지 규모, 입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7-1단지는 서울대공원 및 과천역이 인접해 실수요자에게 추천할 만한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며 추천했다.

Y 부동산 관계자는 "1단지의 거래가가 11단지에 비해 8000만~1억 원 정도 높아 재건축 이후 매매가가 10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7-1단지의 경우 재건축 이후 9억5000만~10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원문동의 2단지를 추천한 D 부동산 관계자는 "과천시내 주공단지들 중 상업시설과 가장 가깝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세권이다"며 "전용 20~52㎡ 등 소형 단지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에 매매 시 초기자금이 덜 들어간다는 장점도 있다"고 추천사유를 밝혔다.

   
▲ 과천재건축 예정단지가 정부의 양재·우면 연구개발특구개발계획 발표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과천시청 제공


현지 전문가들은 "단지별 토지 지분을 비교하면 1·2·7-1단지 둥의 재건축 투자가 왜 유망한 지를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6평 기준으로 단지별 토지 지분은 ▲1단지 21% ▲2단지 23.2% ▲6단지 19.7% ▲7-1단지 24.5% ▲7-2단지 17.5% 등이다.

반면 별양동의 6단지는 추천 대상에서 소외되는 분위기였다.

Y 부동산 관계자는 "6단지의 일부 동(614~625동)이 외곽순환도로와 인접, 소음문제가 걸림돌이다"며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변전소를 걱정하는 투자가도 있다"고 소개했다.

타 단지들과 비교해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멀다는 점도 약점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6단지가 상가 및 유치원 등 처리할 사항이 몇 가지 있어 타 단지보다 재건축이 좀 더 늦어질 전망"이라며 "타 단지와 거래가격이 비교적 낮게 형성되는 등 저평가 부문은 있다" 덧붙였다.

모두 1만5000가구에 이르는 과천재건축사업에 일반분양분은 5,000여 가구가 넘는다. 대량의 추가 공급물량은 향후 집값의 향방에 일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천 입성 찬·반 논란 "팽팽"

과천소재 K부동산 관계자는 "향후 수만 명에 달하는 우면·양재의 고급 두뇌집단의 배후 주거지로 과천만한 곳이 없다"며 "재건축의 투자가치는 가구 당 대지지분에서 결정되는 데, 추가 분담금을 감안하더라도 과천 재건축단지의 매매가는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우면동 L 부동산 중개사는 "과천 주택시장의 강점은 저밀도 친환경 행정타운이었다"며 "행정기능도 빠지고 고밀도로 재건축중인 향후 과천의 주택가격이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고 지적했다.

   
▲ 10년만에 과천재건축의 부활을 알리는 삼성물산의 과천 7-2단지 래미안 일반분양이 5월 예정이다./삼성물산 래미안


올해부터 개발이 가시화되는 대단지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사업도 향후 과천 주택시장 움직임에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갈현동과 문현동 일대 135만㎡에 들어설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사업은 현재 보상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하반기에 조성공사가 착수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과천시가 22만㎡를 올해부터 기업에 분양, 첨단 연구단지로 조성하고 LH와 민간이 타운 내 택지기구에 모두 8.000가구의 주택을 건립할 예정이다. LH는 민간사업자과 공동으로 대지를 조성, 민간사업자에게는 투자지분에 상당하는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키로 했다.

지식정보타운 내 택지개발지구에는 행복주택과 뉴스테이 등이 상당부문 들어서나 일반분양아파트가 4200가구에 달한다.

수급은 가격을 결정한다.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는 과천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