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자라는 사물인터넷 시장, 거세지는 영역파괴 바람(下)
[미디어펜=김세헌기자] IT업계의 최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에 대한 기술개발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활발하다.

사물인터넷은 야구, 농구, 배구, 요트 경기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전 영역과 빠르게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이 결합한 야구 배트, 골프 클럽, 축구공, 테니스 라켓 등은 동작 정보를 정밀하게 수집하고 궁극적으로는 선수의 운동 능력을 향상할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사물인터넷이 주는 편리함과 경제성장의 기회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 일상과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우려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 연합뉴스

먼저 야구에서는 스포츠 센서 전문회사인 젭 랩스(Zepp Labs)의 센서가 유명하다. 센서를 배트 손잡이 끝에 부착하고 배트를 휘두르면 배트 회전 속도와 타격 각도 등을 자동으로 분석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젭 렙스에 따르면 스타급 선수들의 스윙 속도는 시속 130∼145km에 달한다.

골프에서는 프린터 전문업체 엡손이 개발한 스윙분석기 '엠트레이서'(M-tracer)가 시선을 끈다. 센서를 골프클럽에 부착하면 스윙 궤도, 임팩트, 템포, 페이스 각도가 기록되고,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자료 분석 결과는 3D로 변환돼 모든 각도에서 스윙을 볼 수 있다.

축구공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아디다스가 개발한 '마이코치 스마트 볼'(Micoach Smart Ball)'은 슛할 때 타격, 빠르기, 스핀, 궤적 등을 감지한다. 1번 충전에 킥 2000 회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라켓 제조사인 프랑스 바볼랏은 '똑똑한 라켓'이라고 불리는 '바볼랏 플레이'(Babolat Play)를 판매 중이다. 라켓 손잡이에 내장된 센서는 서브, 스트로크, 스매시 정보를 수집한다. 강도와 타구의 위치는 물론 포ㆍ백핸드 횟수와 볼 회전 자료도 정확하게 저장한다.

라켓에 내장된 블루투스는 수집된 정보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전송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는 자신의 경기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손목에 차는 밴드 형식의 '바볼랏 팝'(Babolat POP)도 바볼랏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의 동작을 자료로 수집하는 스마트 기기다. 소니도 지난해 윌슨, 헤드, 프린트, 요넥스 등과 제휴해 테니스 라켓에 부착할 수 있는 '스마트 테니스 센서'를 출시한 바 있다.

이같은 사물인터넷과 스포츠의 결합은 단순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된다. 

   

비싼 가격·서비스 불편 등 '넘어야 할 산'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면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삶의 형태도 바뀌는 만큼 상상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돼 사람의 개입 없이 지능적으로 상호 소통하고 모든 산업에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을 활용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해 소비자들은 대체로 비싼 가격, 서비스이용 요금에 대한 불만, 개인사생활 보호나 보안, 비용절감 효과에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최근 들어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탓에 대부분 사물인터넷 기능이 없는 일반 제품보다 비싼 편이다. 

또 사물인터넷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장 걱정되는 점으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를 소비자들의 불편요소로 꼽힌다. 해킹 피해, 개인데이터 공유, 제품 오작동, 이용정도에 따른 차별적 불이익 등도 우려 사항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실제 사물인터넷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다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다. 기기 오작동, 허위과장 표시광고, 기능불량, 사후서비스 불이행, 서비스 계약불이행 등의 사례가 많은 것으로 한국소비자원 조사결과 나타났다. 

IT업계 관계자는 "사람과 사물·데이터 등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게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는 그만큼 사이버 침해의 파괴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보안 운영체계(Secure OS), 사물인터넷 침입탐지 및 보안관제 기술, 생체정보·행위패턴을 이용한 스마트 인증 기술 등 보안시장 선점을 위해 핵심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물인터넷이 가구·차량·산업설비 등에 무선통신 센서를 붙여 건강관리나 생산 공정 최적화 같은 새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술로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수익 창출 모델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장이 초기 상태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이 주는 편리함과 경제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반드시 대중화가 담보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연구개발(R&D)을 확대·강화하고 미국·유럽 등 사물인터넷 기술 선도국이나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