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자라는 사물인터넷 시장, 거세지는 영역파괴 바람(上)
[미디어펜=김세헌 기자] 스마트폰 2대, 컴퓨터 2대, 태블릿 1대, 프린터 1대.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평균적인 가정이 보유한 사물인터넷 기기는 이 정도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OECD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디지털 이코노미 아웃룩 2015’에 따르면 2022년 OECD 34개국의 평균적인 가정이 보유한 사물인터넷 기기는 5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사물인터넷은 단순한 기술 진화가 아니라 우리의 사회와 경제를 바꾸는 혁신적 트렌드로 자리고 변모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에서 한 관계자가 사물인터넷(IoT) 양궁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스마트폰 4대, 컴퓨터 2대, 태블릿 2대, 프린터 1대 등에는 큰 변함이 없겠으나, 다른 제품이 많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자동차 2대, 에너지 소비량을 나타내는 디스플레이 1개, 스마트 전구 7개, 스마트 콘센트 5개, 홈 오토메이션 센서 4개, 자동 온도조절장치 1개 등이다.

2명의 10대 자녀를 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현재 사물인터넷 기기 수는 10개 정도다. 올해에는 가구당 사물인터넷 기기가 23개 정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결국 2010년대 중후반부터 2020년대 초 사이에 기기 수가 크게 늘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특히 OECD는 회원국의 전체 가정용 사물인터넷 기기 수가 현재 10억개에서 2022년 140억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산업용·농업용 기기나 공공장소에서 사용하는 기기를 제외하고 순전히 가정에서 쓰이는 것만 따진 수치인데, 비회원국의 사물인터넷 기기 수는 회원국과 맞먹거나 더 많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기기가 정보를 주고받으며 자동으로 작동하는 사물인터넷은 국내외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술은 이제 신기술의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용자의 음악 재생목록을 설정하거나 가족 구성원 각각을 위한 TV 즐겨찾기 목록 지정, 욕실 물의 온도를 설정하는 것까지 사소한 것에도 사물인터넷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하루 동안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다든가, 물 사용량이 최저일 때 스프링클러 시스템이나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비용적인 측면, 그리고 가장 필요한 가정과 개인 비상사태를 자동으로 알리고 이동 중의 사고를 방지하며, 자동 유지 보수 관리의 일정을 관리하는 것에 이르까지 그 범위가 방대해지고 있다.

사물인터넷 가입자·기업 급증…산업계 지각변동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은 연 평균 26%씩 성장해 2020년 1조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전망이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5년 사물인터넷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물인터넷 시장 매출액은 전년보다 약 28% 증가한 4조8125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 분야별로 보면 제품기기 분야 매출액이 2조2058억원으로 가장 비중(45.8%)이 컸다. 이어 네트워크(1조4848억원·30.9%), 서비스(683억원·12.6%), 플랫폼(5136억원·10.7%) 순이었다.

사물인터넷 적용 서비스 분야별로는 개인화 서비스(스마트홈·헬스케어·미아방지 등)의 비율이 3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지불·결제(매장판매관리·NFC결제서비스 등)가 19.5%, 사회·문화(도서관리·관광정보제공 등)가 8.5% 등이었다.

사물인터넷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사업체 수는 1212개에 달했다. 서비스 분야 사업체가 551개(45.5%)로 가장 많았고, 제품기기 분야가 319개(26.3%), 네트워크 분야가 174개(14.4%), 플랫폼 분야가 168개(13.9%)였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10~49인 사업체가 623개(51.4%)로 가장 많았고, 1~9인 사업체가 359개(29.6%), 50~299인 사업체가 201개(16.6%), 300인 이상 사업체가 29개(2.4%)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물인터넷 기술 인력은 2만2737명으로 전년보다 911명(4.2%) 증가했다. 올해 충원계획은 2693명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11.8%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사물인터넷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육성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서비스 발굴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사물인터넷(IoT) 가입자는 4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미래부가 집계한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사물인터넷 가입자는 408만4870명으로 집계됐다.

사물인터넷을 다시 세분화하면 스마트워치로 대표되는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가입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월 7만7576명에 불과했던 웨어러블 기기 가입자는 이후 9월 29만3644명으로 3.79배가 됐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 주변에 있는 가전제품, 조명, 주택에서부터 자동차, 도로, 도시로 그 범위가 확장돼 사물인터넷과 전부 연결되고 있다”며 “이미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듯이 사물인터넷 또한 하나의 기기가 다른 기기와 연결되면서 삶의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이 가져온 이익은 초기 정보통신 분야의 디지털화뿐만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상업,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구조변화를 일으키고, 경제와 사회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