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화', 기생들의 희망을 잡기 위한 열정
   
▲ '해어화' 공식 포스터/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미디어펜=정재영 기자]별들은 수명을 다하면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폭발하고 사라진다. 조선의 마지막 기생이자 절친인 정소율(한효주 분)과 서연희(천우희 분)가 가진 천재적 재능은 서로를 향한 견제와 한 남자를 향한 사랑을 통해 거대한 감정으로 분출되고 이 감정들의 파편은 서로에게 치명적인 화살이 됐다.

'해어화(감독 박흥식)'의 배경은 1940년대다. 이 시기는 일제 말기로 일본, 중국, 서양, 조선의 문물이 혼재된 시기였다. 따라서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여러 직업이 스러져 갔으며 그 중 기생이란 직업도 스러지는 직종 중 하나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소율(한효주 분)과 서연희(천우희 분)는 마지막 남은 경성 제일의 기생학교 대성권번의 마지막 예인(藝人)으로 등장한다. 두 사람은 절친한 친구지만 김윤우(유연석 분)의 등장으로 둘의 사이는 점차 멀어지기 시작한다.

정소율과 서연희는 김윤우가 작곡한 '조선의 마음'이란 노래를 통해 예인이 아닌 가수가 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게 된다. 이 욕망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는 점차 어긋나게 된다. 이런 어긋남은 두 사람의 열정에 불을 지피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를 넘어서기 위해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를 위해 서연희 역을 맡은 배우 천우희는 극에 사용되는 '조선의 마음' 1절을 직접 작사하며 열정적인 서연희 역에 완벽히 몰입하고자 했다. 한효주는 정소율 역을 맡으며 한국 고유의 정서가 담긴 '일각이'와 '일소백미생이' 등을 직접 불렀다. 또 유연석은 '아리랑'을 피아노로 연주하며 관객들의 극 몰입을 돕고자 했다.

내 나라가 없는 1940년대 혼란 속에서 사라져가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지나는 느낌일 것이다. 그 상황에서 보게 되는 불빛은 모두에게 간절하게 다가오는 희망일 것이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정소율과 서연희는 그 희망의 끈을 붙잡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우는 열정을 보이는 것이다.

한효주와 천우희가 표현하는 기생들의 열정은 얼마나 뜨겁게 다가올지 기대가 모아진다.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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