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이란 경제사절단 참여 관심 고조…대 중동 수출·수주 활성화 기대
[미디어펜=김세헌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초 이란을 전격 국빈방문하기로 하면서 국내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서방의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에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1,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 연합뉴스

이란은 8000만명의 인구에 면적은 한반도의 7.5배에 달한다.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에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1,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이란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12년 -6.8%, 2013년 -1.9%를 기록했으나 올해와 내년은 각각 5.1%와 5.5%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우리나라는 이란에 약 60억7000만달러를 수출하고 113억6000만달러 가량을 수입했다. 당시 교역 규모 174억3000만달러는 양국 교역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그 다음해인 2012년 62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대이란 수출액은 지난해 37억6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2월 경제공동위에서 발전소와 송배전망 구축, 석유화학플랜트, 댐·철도 등 인프라, 의료 분야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방문 때는 관련 분야에서 더욱 현실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경제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의과대학 종합병원 건립, 다목적 댐 건설 수주, 항만 개발 등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기존 결제 보조수단인 원화결제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유로화나 위안화 등 다른 통화에 대한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박 대통령은 에너지·인프라 등 전통적인 협력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란의 인프라·플랜트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주전도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양국 간 협력 분야를 보건, 문화, 관광, 개발협력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원 부국인 이란은 제재 해제 효과로 이전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유 수출 확대와 동결조치에서 해제된 자산을 활용해 인프라 개선, 에너지 산업 투자 등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번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에너지, 금융, 해운, 철강 등 여러 분야의 대기업과 공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이번 경제사절단 모집에 대거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이후 경제사절단 선정 결과가 나올 예정이며 현재의 상황이라면 지난 2월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 때보다 많은 300여개 이상의 기업과 단체가 이란으로 파견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끈 이란 경제사절단은 27개 중소기업을 포함해 95개 기업과 단체로 구성된 바 있다.

   
▲ 연합뉴스


정부와 경제계는 이번 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에서 양국 간 무역 활성화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증대되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플랜트 등 수주 확대, 석유 수입 다변화 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주목하는 것은 수출과 건설·플랜트 수주 등 분야다. 특히 지난해부터 최장기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 시장에서 수출 회복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중으로 2012년 수준 수출규모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제재가 풀린 효과로 이란의 구매력이 올라간다면 우리나라와 교역수준이 애초 전망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이나 플랜트 등 분야 수주 증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제재가 해제된 이후 국내 기업들이 지속해온 이란 현지 진출 노력에 정상회담이 촉진제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번 박 대통령 방문에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주형환 장관이 동행해 경협 관련 논의를 추진력 있게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제계는 대체로 이란의 잠재적 시장성에 대한 높은 평가와 함께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이란 교역이 활성화되면 이란이 미흡했던 인프라, 소비재, 의료 등 여러 방면에서 국내 기업들과 교역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재 해제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이 제도적인 측면에서 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란 시장 진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정부의 금융 지원과 불확실성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가 완전히 끝난 상황이 아닌 만큼 이란이 핵 합의를 어기는 순간 제재가 원상 복구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이란에 투자한 기업들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투자를 꺼리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투자 위험을 줄여줄 수 있도록 대책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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