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일자리 2만여명 퇴출 위기에 청약시장 급랭
   
▲ 장기 불황기로 접어든 조선경기로 침체일로인 지역의 주택시장.

[미디어펜=조항일 기자]조선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거제와 통영 등 조선도시의 주택시장이 초비상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거제와 통영 등 조선도시의 분양 등 주택경기가 지역경제를 견인해온 조선업의 장기 불황의 여파로 미분양 급증에다 거래도 냉각되면서 올들어 아파트값 하락폭이 심화되는 등 주택시장이 냉각 중이다.. 

올들어 거제와 통영을 포함한 경남도의 미분양 증가율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다. 경남도의 미분양아파트는 지난 3월말 현재 4,683가구로 6개월 전(2440가구)에 비해 배증했다.

   
▲ 조선업에 대폭 감원이 본격화되면서 그 후유증이 지역 주택시장에 태풍의 눈으로 작용 중이다.경남도 미분양 증가율은 올들어 전국 최고수준이다/미디어펜

경남도의 미분양아파트는 올들어 매달 늘었다. 3월의 증가율은 0.27%로 전국 광역 지자체 중에서 증가폭이 가장 크다.

청약시장도 찬바람이다. 거제와 통영의 분양단지는 단 3건에 머물고 이들 분양단지의 청약성적은 저조하다. 미분양의 덫에 걸린 셈이다.

조선도시인 거제와 통영의 분양시장은 지난해 청약성적이 비교적 양호했다. 지난해 10~11월에  '통영 해모루 오션힐'과 '주영 더펠리스 6차'은 10 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 조선도시 거제와 통영시의 분양시장은 조선업 불황의 그늘이 드리우며 고전이 불가피한 실정이다./미디어펜

거제시도 지난해 일부 중소건설사의 소규모 단지에 미분양이 발생됐으나 상당수 1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2순위에서도 미달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정상의 우리 조선업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서서히 침몰해왔으나 정부는 총선이 끝나면서 '뒷북' 고강도 구조조정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최악의 외환과 금융 등 양대 위기의 무풍지대였던 거제시의 주택시장은 금융위기 전후에도 수년동안 거침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동안 거제시 아파트값은 급상승, 이 기간동안 아파트값이 무려 76% 상승했다.부산 사상구(79.05%)에 이어 시군구별 상승률 2위였다.

   
▲ 조선강국의 중심축 거제와 통영시는 외환괴 금융 등 양대 위기에 무풍지대로 최근 10년간 아파트 매매값이 72% 급등한 핫플레이스였다. kb국민은행자료/미디어펜

세계 조선시장 정상을 누리던 우리 조선업은 중국에 수주 1위 자리를 내주면서 2011년을 기점으로 수주량이 중국에 뒤지기 시작했다. 거제 주택시장은 조선업황에 암영이 드리우자 민감하게 반응, 지난 2012년 아파트매매값 하락률이 7.67%을 기록했다.

일시 충격속에 거제시의 집값은 2014년 일시 반등했으나 침몰 중인 조선업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매수심리 위축으로 집값은 연속 하락세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제와 통영 등 조선도시는 지역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 양사의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면서 "대외 저유가 구조가 지속되는 데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친 상황에서 일시에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급박하게 이뤄질 경우 거제의 부동산시장도 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올해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을 포함, 수많은 협력업체에서 퇴출 예정인력은 2만명이 넘는다. 주택시장에 전조증세는 이미 나타났다. 올해 거제시의 아파트 매매가 하락률은 0.9%로 전국 지자체에서 낙폭이 가장 크다. 

사양길의 조선업 앞날이 예측불허인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낙폭은 장기 침체의 적신호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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