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화? 메피아를 서울메트로 안에 가둬놓으면 더 큰 화만 불러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출구 없는 박원순…서울메트로 배임까지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메트로가 출구 없는 메피아 늪에 빠졌다. 급기야는 경찰이 은성PSD와 서울메트로 간의 계약이 특혜성 용역이었으며 사업비를 과다 지급해 최대 243억 원의 손실을 본 정황을 포착, 지난 9일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유진메트로컴을 압수수색했다. 관련 업무를 맡은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임직원들은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다. 은성PSD로 옮긴 서울메트로 메피아들이 명예퇴직금을 돌려줄 경우 메트로 내 원래 직급으로 복직할 수 있는 ‘특혜 조항’은 세간에 크게 알려지지도 않을 정도다.

서울시는 14일 설명자료를 통해 “역당 용역비가 4배인 것은 사실이지만 과업범위와 역당 인력 등 작업투입 인원의 인건비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시 설명자료에서도 “전적자, 소위 메피아에 대한 인건비를 별도 산정 기준에 의해 높게 책정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세 번째 죽음이 일어날 때까지 박원순 시장이 방관하고 서울메트로가 개선하지 않았던 메피아 문제는 여전했다. 주 1~2회 출근하는 등 정비기술 없는 고령 사무직 메피아들은 앉아서 놀고 먹었다. 은성PSD에 내려갔던 서울메트로 메피아로 인해 비정규직 직원이 서너 개의 역을 동시다발적으로 담당해야 했다. 이러한 부조리는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메피아 전적자들이 있었으나 제 구실을 하지 않아 일어난 사고다.

박원순 시장이 이를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까. 직영화를 통해 서울메트로의 적자재정 폭을 더욱 늘리는 것은 서울시민에 대한 배신이자 시장으로서의 배임 행위다. 서울메트로의 기존 연공서열과 임금 구조를 그냥 놔두고 이를 확대, 조장하겠다는 말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서울메트로 임직원들이 안전과 수익 두 마리를 함께 잡도록 그들의 인센티브를 어떻게 일으킬 지 여부다.

   
▲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 번째 죽음이 일어나서야 각종 대책을 발표하는 서울시다. 하지만 언론 마사지용 대책은 박 시장에게 있어선 누워서 침뱉기다. 메피아를 척결하고 서울메트로의 근본적인 문제를 실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사진=미디어펜


이는 서울메트로 뿐 아니라 서울시 공기업, 그 외 타 지자체의 지방공기업 모두에게 해당된다. 공기업은 이윤 극대화 이외의 비경제적인 공익 목표를 추구하기 위하여 설립되어 있으나 개념과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공익성 추구로 인해 경영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곤란하다. 이에 따라 경영의사결정이 공익이라는 명분아래 정치적 고려와 대정부 관계, 언론 보도에 의해 왜곡되는 경향이 있었다.

박원순 시장은 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다행히 서울메트로의 경영성과는 정량적인 수치로 가늠할 수 있다. 전철 탑승객 및 정시도착율을 기본으로 하되, 지속가능한 책임경영을 구현하기 위해선 흑자재정과 안전관리는 필수다. 

서울메트로 등 공기업의 또 다른 문제는 연공서열과 보직 순환배분 원칙에 따른 경직적 인사관리다. 이로 인해 임직원들이 업무성과를 향상시키고 전문성을 축적코자 하는 유인이 없다.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상의 안정과 금전적 혜택은 여전히 메피아 철밥통을 양산한다. 

직영화? 메피아를 서울메트로 안에 가둬놓고 더 키운다

박원순 시장은 솔직해져야 한다. 지금까지 서울메트로 임직원 및 박 시장이 낙하산 인사로 내려보낸 사장, 감사, 비상임이사 등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언론이라 자인해야 한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 번째 죽음이 일어나서야 각종 대책을 발표하는 서울시다. 하지만 언론 마사지용 대책은 박 시장에게 있어선 누워서 침뱉기다. 메피아를 척결하고 서울메트로의 근본적인 문제를 실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박 시장이 정치적 고려로 임명한 낙하산 인사들에게는 경영성과를 향상시킬 유인이 없다.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서울메트로가 소비자와 고객 중심으로 경영의사결정을 한 게 아니라 내부의 지대추구에 몰두했음을 반증한다. 게다가 서울시의 소유라는 점 때문에 아무리 적자가 누적되더라도 사실상 도산의 위험이 없다. 그 결과 비용을 절약해 효율성을 이루고 재정 건전성을 추구할 유인이 없다.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박 시장에게 의미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그 외 다른 하청업체에서 확인되어 국민 모두가 알게 된 메피아를 깨려면 소비자와 고객 중심으로 경영의사결정을 이루고 이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 얼핏 보면 출구가 없어 보이나 유일한 정답은 민영화에 있다. 단순한 직영화로는 메피아들을 서울메트로 안에만 가둬놓고 더 키운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박 시장이 정치적 고려로 임명한 낙하산 인사들에게는 경영성과를 향상시킬 유인이 없다.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서울메트로가 소비자와 고객 중심으로 경영의사결정을 한 게 아니라 내부의 지대추구에 몰두했음을 반증한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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