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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감동보다 분노
승인 | 정재영 기자 | pakes115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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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06-15 19: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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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NEW 제공
한 편의 영화가 사회를 움직일 때가 있다. '베테랑(감독 류승완)'이 그랬고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이 그랬고, '귀향(감독 조정래)'이 그랬다.

'베테랑'이 힘있는 자의 갑질에 대한 전 국민의 분노를 유발했다면, '국제시장'은 산업화 시기를 묵묵히 달려온 아버지들을 생각하게 했다. '귀향'은 슬픈 역사를 통해 다시는 아픔을 겪지 말자는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흥행영화가 유리하다. 많은 관객들이 보기 때문이다. '귀향' 역시 작은 규모의 영화로는 많은 관객들이 봤지만 천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의 영향력은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힘은 감동보다는 분노가 유리하다.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 이하 특별수사)'는 여전히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힘있는 자들의 횡포와 그런 힘있는 자들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재벌에게 자비란 없다'는 정신을 필두로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 라인에 따라 흥미진진한 전개를 펼치고 있다. 경찰, 검찰도 두 손을 든 재벌가 관련 사건을 파헤치는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의 활약은 관객들을 열광시키기 충분하다.

'특별수사'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의 영화에서 권선징악을 실현하는 주인공은 검사나 경찰 등 힘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힘을 가진 사람들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힘을 가진 사람들이 정의를 외면할 때 국민들은 분노한다.

하지만 '특별수사'에서 수사에 나서는건 경찰도 검찰도 아닌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다. 전문직이긴 하지만 힘있는 직군의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사건 브로커 필재(김명민 분)는 친분도 없고, 승률도 제로인 싸움에 뛰어든다.

물론 필재는 한 때 유능한 경찰이었다. 때문에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의 방식은 합법적이 아닌 법을 뛰어넘는 초법적인 것이다. 영화 속 필재는 경찰이기 때문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던 수사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재가 사건에 뛰어든 이유는 자신에게 큰 상처를 준 동료 양형사(박혁권 분)에 대한 복수심과 살인사건의 범인 순태(김상호 분)의 딸 동현(김향기 분)에 대한 연민으로 사건에 임하게 된다. 그는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마주하게 된다.

필재의 감정은 개인적인 분노를 넘어 그 캐릭터와 현 시대의 잔혹성이 지닌 아픔이 만나면서 극대화된다. 이는 보는 이들을 극명하게 몰입하게 한다. 필재의 분노는 관객의 분노로 이어지며, 필재가 사건을 해결해나갈수록 관객은 통쾌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특별수사'는 기존의 수사물과는 달리 무겁지 않은 재미가 어우러져, 신중하되 유쾌함을 잃지 않는 특유의 전개를 지닌다. 김명민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과 표현력이 영화의 재미와 메시지를 전한다.

'특별수사'는 현실감 있는 소재를 중심으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실현되기 어려운 정의가 스크린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 충분하다. '특별수사'가 작품의 강점과 특색을 살리면서 관객들의 호응과 공감대를 유발하는 작품이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오는 16일 개봉.
[미디어펜=정재영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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