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나 대안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지단체, 정치권 모두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린 탓일까. 영남권(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결과발표 후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2곳의 입지를 놓고 영남권(동남권)이 분열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신공항 무용론과 김해공항 확장론 등이 제기되면서 갈등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

   

영남권(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나선 지자체들은 혹시나 신공항 건설 자체가 무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도 했으며 정치권은 정치적 득실 판단에 골몰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자칫하다가는 지역 간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져 단기간에 치유할 수 없는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큰 상황이었다.

영남권(동남권) 신공항 결과 발표 이후인 현 상황에서도 한결같이 뒤로 물러날 수 없는 싸움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신공항 유치에 실패한 곳에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태도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전제조건을 달거나 승복 여부에 대한 답변을 유보해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이 보편적이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조사 결과 밀양보다 '가덕도' 우세

최근 부산시가 국토부 의뢰로 파리공항공단 컨소시엄에서 하는 용역과 동일한 내용의 컨설팅을 제3의 기관에 맡겨 객관성을 살펴보는 '3자검토'(Peer Review)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공항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한 신공항 입지 계층분석 선호도(AHP) 조사에서 이미 가덕도는 100점 만점에 72점을 받아 42점에 그친 밀양에 앞섰다.

계층분석 선호도 조사는 운영분야(장애물, 공역, 기후조건), 사회분야(소음피해, 접근성, 이해관계상충), 건설분야(토지가치, 경제적 타당성, 지형)으로 나눠 이뤄졌다.

가덕도는 장애물, 기후조건, 소음피해, 이해관계 상충 등에서 밀양을 크게 앞섰고, 나머지 항목도 다소 우위에 있거나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기준으로는 공항 개항때 최대 수용 이용객 수와 향후 추가 시설확장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가덕도는 이용객 수용량에 있어 활주로 1본당 3040만명으로 예측됐고, 밀양은 활주로 1본당 2190만명으로 예측돼 가덕도가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항 확장성의 경우 가덕도는 활주로 2본을 평행이나 T자 형태로 지을 수 있고 이용객도 각각 6천80만명과 4천56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밀양은 공간적 제약으로 확장성에서 평행한 형태로만 근접 활주로 2본을 지을 수 있고 이용객도 4390만명에 그쳤다.

가덕도의 입지 문제점으로는 해안 위치에 따른 해양공학적 문제와 지상교통 구축 비용 등을 꼽았다.

밀양은 소음피해로 인한 운행시간 제한과 대규모 산지 절취 및 지반 성토작업, 철새 서식지 훼손 등 환경적 영향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ARUP은 1946년 영국에서 설립돼 50년 이상 다양한 경험과 전문기술로 항공컨설팅을 하면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