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품과 서비스 세계 1위…소프트웨어 역량은 기대 밖"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삼성 제품과 서비스가 있지만 소프트웨어 역량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삼성이 현재 자신의 소프트웨어(SW) 역량을 냉철하게 판단했다. 삼성은 인력보다 소프트웨어 부분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할 시점이다.

삼성은 수년 전부터 소프트웨어 부문 강화에 투자해왔다. 지난 연말에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 무선사업부 개발실을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개발 1실과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개발 2실로 개편했다. 

삼성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은 직원들에게 현실을 알려주고 격려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지속해서 육성해 나가는 동시에 인수합병(M&A)·협력을 통해서도 삼성의 기술 역량을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 삼성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1일 오전, 삼성의 사내방송 SBC는 특별기획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 1부, 불편한 진실’을 방영했다./연합뉴스

삼성, 임직원과 소프트웨어 경쟁력 자체진단 공유

삼성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직원들과 함께 형성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지난 21일 오전, 삼성의 사내방송 SBC는 특별기획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 1부, 불편한 진실’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20분짜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모두 생중계됐다.

SBC는 “10년간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실리콘밸리의 어떤 IT 기업보다 관련 인력이 많지만 이런 양적인 성장이 질적인 경쟁력을 담보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문제 해결 능력 면에서 훈련을 많이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의 평가방식으로 구글 입사를 시도한다면 1~2%를 제외하고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룹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상으로 역량 테스트를 해본 결과, 절반 이상이 기초 수준 이하로 나타났다며 ‘구글보다 소프트웨어 역량에서 뒤처진다는 점’을 삼성은 과감하게 인정했다.

삼성은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도 언급했다. SBC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며 “중국이 스스로 소프트웨어 대국임을 표방할 만큼 질적 깊이가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급성장을 이뤄내면서 소프트웨어 회사 샤오미를 비롯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세계적인 IT기업을 탄생시켰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등을 통해 교육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직군은 작년 하반기부터 직무적성검사 대신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를 도입해 우수 인력을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문화와 관련해 “현장의 일하는 방식을 기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까지 포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일하기 편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직원들과 지속적해서 소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은 소프트웨어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도 적극적이다. 외부의 뛰어난 기술과 능력을 업그레이드해 삼성으로 재탄생시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다진다는 계획이다./삼성전자 뉴스룸

소프트웨어 강화 위한 삼성의 M&A 전략

삼성은 소프트웨어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도 적극적이다. 외부의 뛰어난 기술과 능력을 업그레이드해 삼성으로 재탄생시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스타트업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투자·인수 등은 삼성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GIC)에서 담당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자체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Joyent)를 인수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인수는 간편결제 모바일 서비스인 ‘삼성페이’와 헬스 케어서비스 ‘S헬스’, 보안 서비스 ‘삼성 녹스’ 등의 서비스를 조이언트의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해 콘텐츠와 서비스, SW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기 위함이다.

앞서 삼성은 인수합병을 통해 대표적으로 두 번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바로 루스페이와 스마트싱스다. 지난해 2월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인 루프페이를 인수해 루프페이의 MST(마그네틱보안전송)를 삼성페이에 적용했다.

삼성의 삼성페이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삼성페이의 장점은 MST를 통한 범용성이다. 삼성페이는 작년 8월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중국·스페인·호주·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에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디바이스 솔루션 회사 겸 서비스다. 2014년 삼성전자가 인수해 사물인터넷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삼성전자 제품을 포함해 200여개의 인증된 기기 및 서비스 파트너와 연동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중심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인수합병,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새로운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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