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밀양과 가덕도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해공항 확장이 결정되면서 김해 인근 부동산 시장은 대형 호재를 예감하면서 들뜬 분위기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영남권 신공항 사업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방향을 우회하면서 밀양지역 후보지로 거론되던 땅들이 일제히 매물로 나오면서 거래 절벽 현상을 예고하고 있다. 

밀양 하남읍 인근 D부동산 관계자는 "신공항 사업 결렬로 인해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기에 부동산 시장 악재까지 겹쳤다"며 "사업지 발표를 앞두고 밀양이 신공항 후보지로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많은 자금이 유입돼 땅값만 오른 상태"라고 귀띔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에 따르면 밀양은 영남권 신공항 사업 후보지로 각광받은 백산리와 명례리의 땅값이 치솟았다. 올해 3월 백산리는 3.3㎡당 토지가격이 약 15만원에 거래됐는데 신공항 후보지로 유력하다는 소식에 이달에는 최고 37만원까지 올랐다.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신공항 사업과 함께 밀양시 부북면에 오는 2020년 조성되는 나노국가산단 사업이 지역경제의 반등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신공항 사업 유치 실패로 인해 땅값 거품이 상당히 빠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부동산 관계자는 "10여년을 끌어오던 사업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갈피를 잡으면서 거품이 꼈던 가격이 수직 하락할 것"이라며 "나노산단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상실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가덕도 예정부지인 부산 강서구 천성동 일대도 비슷한 분위기다. 올해 1월 거래된 토지가 중 최고가는 3.3㎡당 55만원 수준으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밀양과 2파전으로 좁혀지면서 5월에는 최고 18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번 사업 결렬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확장이 확정된 김해공항 일대는 아직까지는 매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다. 김해 공항 인근 대저동 B부동산 관계자는 "김해공항 확장 후 아직까지 딱히 문의 전화는 없다"며 "다만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이 유력하기 때문에 상가 등 관련 사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해공항 인근 땅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가운데 문제는 토지 확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토지보상비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B부동산 관계자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노선이 변경되면서 부지확보를 위한 토지보상비 문제가 남아 있다"며 "김해공항 확장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토지비가 최대 난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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