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을 계획한다면 지금이 최적기"
[미디어펜=백지현 기자]내달 초 열흘간 이탈리아로 여름휴가를 계획한 직장인 이모씨(37)는 ‘뜻밖의 수혜(?)’를 입게 됐다. 지난 24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전 등에서 이득을 본 이씨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씨는 “브렉시트가 국내에 미칠 영향은 별도로 하고, 여행하고자 하는 시기에 맞춰 유로화가 떨어지면서 심적 부담이 줄었다”며 “실제 경제적으로 따져 얼마나 큰 이득을 보겠느냐마는 그럼에도 여행경비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자유여행을 계획한 이들에겐 브렉시트 여파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고공행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영국의 브렉시트 여파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해외 여행객의 희비를 갈라놓고 있다./미디어펜=백지현
 

영국의 브렉시트 여파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해외 여행객의 희비를 갈라놓고 있다.

27일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 여파로 인한 해외여행 취소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사의 여행상품은 한 달 단위 고정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당장 가격이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개별 여행객의 경우 여행 선택지에 따라 희비는 더욱 분명하다.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한 영국과 유로화 약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의 경우, 호텔이나 입장권 예매에 있어 다소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엔화가치가 상승한 일본은 정반대다.

업계는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변동이 장기화될 경우 여행 상품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한 영국과 유로화 약세를 보이고 있는 EU에 대한 여행문의가 늘고 있다”면서도 “반면 엔화가치가 상승한 일본의 경우 아직까지 예약취소 사례는 없지만, 추가적으로 엔화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파운드 환율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결정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엔화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미디어펜=백지현


파운드 환율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결정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엔화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운드 환율은 브렉시트 결정 전날 1706.21원에서 1600.79원으로 급락한데 이어 27일 10시 50분 1,587.67원으로 더 떨어졌다. 반면 엔화 환율 1083.20원에서 1146.68원으로 급등한데 이어 27일 같은 시각 1,166.54원으로 올랐다.

이와 관련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1년 전부터 브렉시트 우려로 유로화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지난 24일 브렉시트가 결정되면서 유로화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여행을 계획한다면 지금이 최적기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0엔선이 무너지면서 폭등했다”며 “엔화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 여행객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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