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감·친환경소비 유도 '두 토끼'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침이 발표되면서 국내 가전 업계와 소비자들이 모두 기대에 찬 모습이다.

가격 때문에 1등급 제품 구매를 망설인 소비자들에게는 최신 에어컨과 냉장고, TV 등을 다소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가전업계는 판매량이 늘어나 매출 상승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정부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입 시 구매 가격의 10%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삼성전자

지난 28일 정부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입 시 구매 가격의 10%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에너지 1등급 가전제품은 가격이 비싸서 대중들이 에너지 효율 낮은 것을 선택했는데 정부의 지원을 통해 전체적으로 친환경 소비 문화가 정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행 취지를 설명했다. 

대상은 ▲에어컨 ▲공기청정기 ▲TV ▲일반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이다. 가정에서 전력 소비가 많은 품목이 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실시, 구매한 관련 제품에 대해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품목별로 20만원 한도, 가구별 40만원 한도다. 

시행방안은 다음 달 초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다. 대상 가전제품 구입 후 영수증, 모델 및 제품 확신서류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에너지관리공단이 환급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책으로 가전업계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기대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국내 가전제품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1등급 제품은 프리미엄급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에너지 1등급 제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제조사인 만큼 이번 정책을 통해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에어컨과 TV 제품 대다수가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이다. 주력 냉장고 모델인 셰프컬렉션, 푸드쇼케이스 등과 김치냉장고도 1등급이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호도가 늘어난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도 1등급을 획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정책으로 가전 내수 소비 활성화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삼성전자의 가전 대부분이 1등급 모델이기 때문에 판매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의 에어컨과 TV 제품 대다수가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이다. 주력 냉장고 모델인 셰프컬렉션, 푸드쇼케이스 등과 김치냉장고도 1등급이다./LG전자

LG전자의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일반 냉장고 역시 대부분이 1등급이다. TV의 경우 풀HD는 대부분 1등급이며 4K 해상도는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1등급의 6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에어컨 등은 계절 가전제품이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제품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고 내수경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 시즌이 시작되면서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여름 시작 전인 5월~6월에 에어컨과 TV 등을 구매해 무더위를 대비한 소비자들의 아쉬움도 컸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주에 에어컨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42·여)는 "7월에 에어컨을 구매하면 배송기간도 오래걸린다고 해서 먼저 주문했다"며 "조금만 더 기다리고 샀으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11년 180만대, 2012년 150만대, 2013년 200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14년 세월호 충격과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여름이 무덥다는 소식에 6월에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도 적지 않다. 에어컨 매출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롯데하이마트가 조사한 최근 일주일(20일~26일) 에어컨 매출을 보면 지난해 동기 대비 110% 성장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정책 방향이 결정됐다"며 "6월에 구매한 분들에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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